【앵커】

살려달라는 다급한 목소리.

소방당국. 위치 추적으로 해당 빌라를 확인하고 십여 분 만에 불길을 잡았지만 초등학생 형제는 이미 위중한 상황이었습니다.

엄마 없는 집에서 스스로 끼니 해결하려 라면 끓이다 생긴 사고.

그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7일) : 코로나19로 어머니 상담을 진행할 수 없어서 방치되는 사이 사고가 났습니다. 우리 사회가 방치해서 참변이 발생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사고 발생 시간은 지난 월요일 오전 11시경.
 
등교수업이 진행됐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소용없는 질문을 되풀이하게 되는데요.

학교조차 문을 닫으면서 이 형제처럼 돌봄 사각지대 밖 아동들.

얼마나 될지 이제야 관심이 쏠립니다.

요즘 밥 굶는 아이들이 몇이나 되겠나. 물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료를 보시죠.

2016년 기준 결식아동 33만여 명 이는 전체 아동 인구 4%에 가까운 수치로 이 가운데 인천엔 1만2천9백여 명.

경기엔 6만5천여 명이 밥 한 끼가 아쉬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렇다고 이 아이들을 지자체가 나 몰라라 한 건 아닙니다.

급식카드가 지급돼왔습니다만 우선 지급액에 문제가 있습니다.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5천 원 안팎.

인천시, 지난 7월 5백 원 단가 올려 5천 원으로,

경기도는 이재명 지사 취임 이후 천백 원을 대폭 인상했지만

전국 음식점 평균 가격을 봤을 때 변변한 식사 한 끼 어렵습니다.

여기다 급식카드를 받는 식당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급식카드 가맹점 중 80%에 가까운 수가 편의점.

식당이 아무리 많아도 가맹점으로 등록되지 않았다면 이용할 수 없으니.

아이들이 편의점에서 사는 김밥과 라면은 자율 의지가 아닙니다.

[양향자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배고픔을 견뎌내야 했던 아이들의 삶의 무게가 제 마음을 더욱 아프게 짓누릅니다.]

인천 형제도 기초생활수급가정에 지급되는 이 카드로 편의점이나 분식점에서 먹거리를 구입해온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저소득층에 더 큰 위기가 된 코로나 시국.

결식 우려 아동들은 어디서 무엇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큰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겨울에 얇은 여름옷을 입고 거리를 서성이는 아이.

계모와 친부의 학대와 배고픔에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근데 넌 왜 볼 때마다 홀딱 벗고 다니냐]

[끝까지 책임질 거 아니면 어쭙잖게 참견 말라고]

영화 미스백은 화장실에서 배고픔과 매질 속 사그라진 원영이 사건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코로나19 종식. 중요합니다.

그런데 감염병 확산을 막는다는 대명제 속에 죄 없는 아이들이 사회 안전망을 벗어나 앞서 짚어본 참극의 불씨를 키우는 건 아닐까요.

부랴부랴 인천시와 시교육청. 입장을 냈습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돌봄서비스를 활성화하고 돌봄을 이용하지 않는 아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전수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는데.

과연 실질적 대책인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어디서나 줄을 잘 서야 성공한다는 말이 있죠.
 
그런데 요즘엔 가장 잘 서야 하는 줄은 '탯줄'이라고 하더군요.

웃을 수 없는 농담입니다.

열 달 엄마와 아이를 이어준 것으로도 모자라 가난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이유로 함께 겪어야 하는 사회적 탯줄까지.

이 현실은 나라와 교육단체도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고 생각하는지 정부와 지자체에 묻고 싶습니다.

앵커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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