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탈리아가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는 국민투표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37년 동안 번번이 무산됐던 무려 7번의 감축 시도가 있었는데, 과연 말 그대로의 7전 8기가 될지 관심입니다.

【기자】

이탈리아에서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시작됐습니다.

개헌안은 상·하원 각각 36%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국민 10만 명당 국회의원 수는 1.5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평균은 물론 유럽연합 주요국인 독일이나, 프랑스, 스페인보다도 많습니다

0.58명인 우리와 비교하면 세 배 가까이 많은 셈입니다.

때문에 국회의원수를 줄이자는 주장은 이탈리아 정가의 오랜 주장이었습니다.

개헌안이 통과하면 상원의원 수를 315명에서 200명으로, 하원의원 수를 630명에서 400명으로 각각 감축하게 됩니다.

그동안 국회의원 감축 시도는 1983년 이후 지난 37년 동안 7차례나 이뤄졌지만,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크리스티나 파소네 / 로마 루이스 대학 교수 : 상·하원 의원 정족수의 적정선이 어디냐에 대한 논의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상황이 다릅니다.

여론조사 상으로 찬성 쪽이 우세하기 때문.

최근 여론조사에서 찬성 의견이 50%를 넘었고, 가장 최근에는 찬성 응답이 70%에 달했습니다.

찬성파들은 의원 수를 줄이면 혈세를 연간 7천억 원 줄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아니 지암피에트로 / 로마 시민 : 저는 찬성 표를 던졌습니다. 유권자 대부분도 찬성했을 겁니다. 국민 혈세로 먹고사는 국회의원들에게 염증을 느끼고 있거든요. ]

반면 반대파는 의원 1인이 대표하는 국민 수가 많아지면서 대의민주주의의 효율성 자체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바바라 / 로마 시민 : 국회의원 정족수를 줄이고 싶다 해도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의원 정족수가 줄어들면서 녹색당과 같은 소수 정당의 설 땅이 좁아질 것이란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월드뉴스 김정수 입니다.

<영상편집 :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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