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자 대표가 관리사무소장을 살해하는 끔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관리비 운영과 관련해 자신을 무시했다는 게 범행 이유로 조사됐는데요.

입주자 대표가 범행 후 태연히 가방을 챙겨 현장을 떠나는 영상을 OBS가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정보윤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소파에 놓인 가방을 챙겨 유유히 밖으로 사라집니다.

손에는 흉기가 들려 있습니다.

어제 오전 인천 서구 연희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을 살해한 입주민 대표 A 씨입니다.

직원들이 없는 시간을 노려 미리 흉기를 준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관리사무소 직원 : 소장님 책상에다가 (편지를) 갖다 놓으려고 하다 보니까 소장님이 땅에 엎어져가지고 피를 엄청나게 흘리고….]

직원들의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진 관리사무소장은 끝내 숨졌습니다.
 
A 씨와 관리사무소장은 아파트 관리비 통장 운영을 두고 갈등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동주택법상 입주민 대표와 관리사무소장의 인감을 복수로 등록해 관리해야 하지만,

A 씨가 혼자서 통장을 개설하는 등 행정절차를 무시해 왔기 때문입니다.

A 씨는 통장을 분실했다는 등의 이유로 열흘 간 5번이나 통장을 새로 만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천 서부경찰서 관계자: 피해자가 (절차를) 설명하면 자길 무시한다는 식으로 해서 계속 자길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입주자 대표가….]

경비원에 대한 갑질 등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리사무소장까지 입주민에 살해되면서 아파트 근로자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희범 /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인천시회장: 협회 차원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서 변호사라든가 법률적 지원 이런 부분도 하고 있고 법률 개정 발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인근 야산에서 A 씨가 버린 흉기를 수색하고 있습니다.

A 씨에 대한 영장심사는 내일 열릴 예정입니다.

OBS뉴스 정보윤입니다.

<영상취재: 한정신 / 영상편집: 조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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