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덕도 신공항을 '노무현 공항'으로 부르자는 목소리에 "비석 하나만 남기라던 유서를 읽어보라."

"지금의 혼란은 대통령이 책임을 회피해서 생긴 것이다."

"정치인의 최고 비겁한 말은 '지금은 내가 나설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여야, 원내 원외를 막론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런데 서로의 기억이 다릅니다.

먼저 주호영 원내대표입니다.

문 대통령에게 노 전 대통령이 울고 있다며 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 시도를 비판했는데.

민주당, 발끈했습니다.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4년 전 주호영은 민주공화국을 위해 검찰개혁, 공수처 개혁이 필요함을 역설했고 지금 주호영은 공수처 설치가 민주공화국에 반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습니다.

주 원내대표. 우리나라처럼 검찰권이 비대한 곳이 없다며 견제를 위해 공수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더 발끈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이쯤 가면 막 가자는 거지요.]
[죽일 놈 같으니라고.]
[죽일 놈 죽일 놈 하지 마소. 나도 다 사정이 있소. 경제가 죽고 나니 가슴이 싸이싸이 하오.]

2004년 한나라당 의원들이 만들고 연기한 연극입니다.

당시 주 원내대표는 사실상 노 전 대통령 역할을 맡아 무능한 가장을 연기했는데요.

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시를 거론하며 얼마나 비열하게 희롱하고 조롱했냐며 분노했는데

주 원내대표 역시 이 연극에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지난 2009년 특임장관 인사청문회를 통해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또 한 인사가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SNS에 올리곤 무서운 집단 검찰의 가혹한 수사에 많은 인사가 희생됐다고 강조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입니다.

국민의힘.
한평생 공정과 통합의 결단을 해온 고인이 들으면 혀를 끌끌 찰 일이라고 비판했는데요.

그렇죠. 애증의 세월이 있습니다.

한화갑 새천년민주당 전 대표가 대선 경선 자금과 관련해 검찰 수사 대상이 되자 추 장관. 노 전 대통령 구속을 거론했었고

[노무현/전 대통령: 힘이 듭니다. 정말 힘이 들지만, 그러나 저는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추미애/당시 새천년민주당 상임중앙위원: 그 모든 책임을 국회에 전가시키려 한다면은 이것은 의미가 없다.]

[유시민/당시 열린우리당 의원: 저거는 아니에요. 이렇게 하면 안 돼요]

노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 사유가 책 한 권으로도 모자란다며 찬성표를 던진 바 있습니다.

이후 금남로에서 출발해 무릎에 피가 나고 실신하도록 15km 삼보일배도 했고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 정치 인생 중 가장 큰 잘못이라며 사과도 했지만, 야권은 씻을 수 없는 원죄라고 말합니다.

[노무현/전 대통령: 화해와 통합의 시대를 열어나가야 합니다.]

검찰개혁. 노 전 대통령 숙원이었던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노무현 정신이 화해와 통합의 정치라는 사실은 잊으셨습니까.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하는 서로 다른 속내. 그 메시지 이용과 왜곡에 준엄한 경종을 울립니다.

앵커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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