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처럼 그 어느 때보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지만 구세군 자선냄비는 텅 비었고, 사랑의 온도탑은 20℃에서 멎어있습니다.
코로나19로 자원봉사자의 발길까지 끊긴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가 마음의 거리두기로 부작용을 낳고 있는 건 아닌지 씁쓸하기만 합니다.
계속해서 김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수원역 지하상가.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가 울려퍼집니다.

[불우한 이웃을 도웁시다. 연말연시 불우한 이웃들에게 사랑을 나눠주세요.]

코로나19 확산으로 더욱 썰렁해진 거리.

한 참이 지나고 나서야 모금함을 향한 손길이 나타납니다.

[임미명 / 구세군 자원봉사자 : 한 시간 서있으면 한 열 분 정도, 금액도 솔직히 보이잖아요. 금액도 많이 줄고요.]

수원시내 두 곳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의 하루 모금액은 30만 원대.

지난해보다 10만 원 이상 가벼워졌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마음의 거리두기로 이어지진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노성우 / 구세군 수원교회 담임사관 : 코로나로 인해서 아무래도 목표액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전체 액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선만 다하자라는 마음 아래….]

경기도청 오거리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탑, 목표 금액의 1%가 쌓일때마다 1도씩 상승하지만
올 겨울은 유난히 더딥니다.

【스탠딩】
경기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정한 올해 목표액은 271억 원,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보다 20%를 낮췄지만 이마저도 달성할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난 20일까지 경기도 전체 모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상애 /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영지원팀   : 기업들도 어렵고 개인 기부자님들도 많이 어려우신 상황이기 때문에 연말에 기부 주머니를 여시기가 상당히 어려운 실정인 것 같습니다. ]

1년 가까이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복지관들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각지에서 기부받은 물품들을 보관하는 곳은 거의 비어있는 상황.

대면 접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탓에 봉사자들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입니다.

[윤학수 / 팔달노인복지관 관장 : 심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많이들 위축되어 계시기 때문에, 기존에 후원을 하시던 분들이 지속적으로 후원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실제적으로 많이 발생을 하고 있고요.]

기업들의 큰 손 기부도 예년만 못합니다.

올 한해 국내 247개 기업의 기부금은 지난해보다 9%가 줄어, 1천114억 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며 복지분야도 불확실성이 높아졌습니다.

외부 자원에 의존하기보다는 상시 지원이 가능하도록 읍면동의 복지체계 강화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송원찬 / 경기복지재단 지역복지실장 : 마을단위 '연합모금 방식'을 통해서 가까이 있는 이웃들을 지원하는 구조를 더 확대하고…, 민관협력 방식의 새로운 모델이 지금의 이 코로나를 이겨내는….]

【스탠딩】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는 마음조차 부담일 수 밖에 없는 요즘, 주변을 돌아보고, 먼저 손을 내미는 용기있는 실천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OBS뉴스 김대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영길 / 영상편집: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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