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독특한 연예뉴스 김숙경 기자] 배우 김학철이 아내 덕분에 '태조 왕건'에 캐스팅 됐

요즘 가장 잘나가는 핫한 인플루언서인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 김학철을 '그 사람이 궁금하다'에서 만났다.

김학철이 가장 빛날 때는 연기를 하고 있을 때다. 지금은 옆집 아저씨같이 친숙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범접할 수 없는 이미지로 선 굵은 연기를 펼쳤던 그. 그중에서도 요즘 역주행하고 있는 '야인시대'에서 김학철의 모습은 잊히지 않는다.

그는 "'야인시대' 이환경 작가님이 저한테 직접 전화해 조병욱 박사 역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왜 저한테 캐스팅 제안을 했냐고 물었더니 닮은 사람이 저밖에 없다고 하더라. 왜냐하면 가상 인물이 아닌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닮지 않으면 그 역할을 할 수가 없다. 제가 봐도 너무 닮아서 깜짝 놀랐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조병옥 박사의 아들을 만나기도 했다. 김학철은 "사석에서 조병옥 박사 아들을 만났는데 제 어깨를 툭툭 치시면서 '아버지를 잘 표현해 줘서 고맙다. 제가 기분이 좋다'라고 해주셨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그를 긴 무명생활에서 벗어나게 해준 작품이 있다. 바로 '태조 왕건'이다.

김학철은 "2000년도에 '태조 왕건'을 했다. 그전에는 얼굴은 간혹 알아볼지 몰라도 제 이름 석 자가 명확하게 각인된 건 '태조 왕건'의 '박술희 장군' 역이 아닌가 생각한다. 제가 데뷔를 20살에 했으니까 무명생활을 벗어나는 데 한 22년 정도 걸렸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라고 하면 안 한다"라고 말했다.

'태조 왕건'에 캐스팅되기까지는 곁에서 물심양면으로 내조해 온 아내의 힘이 컸다고.

그는 "그때는 전세방에 살 때라 컴퓨터도 없었다. 그래서 이력서를 써야 하는데 마침 아래층에 사시는 분이 컴퓨터가 있어서 아내가 빌려서 이력서를 작성했다. 그 이력서와 함께 주스 한 팩을 사서 PD 선생님께 제가 쑥스러우니까 아내가 대신 전달해 캐스팅된 일화가 있다. 아내가 내조를 안 했으면 아마 지금도 저는 무명 배우로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라고 아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렇게 '김학철'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알려준 '야인시대'와 '태조 왕건'. 하지만 정작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은 따로 있다고.

김학철은 "저을 얘기할 때 '태조 왕건'의 박술희나 '대조영'의 흑수돌, '야인시대' 조병옥을 떠올리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는 따로 있다. '영웅시대' 강철근이다. 사기꾼 캐릭터로 차인표 씨를 괴롭히는 역이었다. 그 역을 하면서 굉장히 통쾌했다. 그런 캐릭터가 제 체질인 거 같다"라고 말했다. 

사실 강한 이미지 때문에 무명시절부터 오해를 많이 받았다는 김학철. 그는 "전경들이 저만 보면 검문한다. 그래서 제가 영화제에서 상 받은 기사를 오려서 지갑에 넣고 다녔다. 검문할 때 그걸 보여주면 그 분들이 보고 박장대소했다"라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한편 김학철은 악역 전문이지만 자식 앞에서는 세상 다정한 아빠다. 그에게는 결혼 14년 만에 시험관 시술로 얻은 귀한 아들이 있다. 어느덧 그 아들이 훌쩍 자라서 아빠와 많은 것들을 하고 있다.

김학철은 "제가 유튜브를 개설했는데 개설한 사람이 바로 아들 요셉이다. 아들이 관리자로 조언도 많이 해주고 컴퓨터도 잘 다뤄서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14년 만에 얻은 아들이 제가 유튜브 하는데 이렇게 많은 도움을 줄줄 몰랐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유튜브를 하게 된 계기도 자식과 소통하기 위해서가 첫 번째다. 어떻게 운영할까 전략회의도 하고 아들의 조언도 듣고 그런 것들이 너무 즐겁다. 역시 소통이 최고다"라고 덧붙였다.

안주하지 않고 항상 도전하며 스스로 점검하는 김학철. 그의 연기 인생도 어느덧 40여 년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불리고 싶을까.

김학철은 "한판 정말 잘 놀고 간 배우가 되고 싶다. 남의 시선에 나를 꿰맞추다 보면 제 행복이 없어진다.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해지면 그게 좋은 배우 생활이라고 생각한다. 꼭 후대에 어떤 인물로 남겠다 이런 거에 전혀 관심 없다. 역할 하나하나가 쎃여서 자연스럽게 평가가 이루어지면 된다. 어떤 평가를 의식하고 그렇게 보여졌으면 좋겠다는 거 자체가 넌센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 이런 것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배우는 항상 캐스팅 선택을 당하는 사람이다. 내가 뭘 하겠다고 해서 주어지는 게 아니다. 그래서 작은 역이라도 그 역을 정말 증폭시킬 수 있다면 어떤 역도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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