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 대통령(2019년 7월 25일) : 우리 윤 총장님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그런 자세로….]

문 대통령의 '우리 윤 총장님'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별의 순간'까지 530일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사의 표명은 별의 순간, 그 포문이었을까.

[윤석열 / 전 검찰총장 (지난 4일):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민간인 신분으로 무엇을, 어떤 위치를 얘기하는 건지 묻고들 있습니다. 

[정진석 / 국민의힘 의원 (2020년 12월 11일): 변호사 개업해서 돈 벌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호랑이 등에 올라탔어요.]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4일): 필요하다면 윤 총장과 힙을 합쳐서….]

주 원내대표, 조건부 러브콜을 보냈는데 당 입장을 대표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윤 전 총장의 정치 역량이 입증되지 않았고, 제3 세력화 가능성이 살아있고,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에 칼끝을 들이댔다는 정서적 거부감 등 고민이 불가피합니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이 언제까지 정치권에 관심사로 반짝일까에는 여러 전망이 나옵니다.

[고건 / 전 국무총리 (2003년 2월 20일): 나에게 요구하는 역할이 있다면…. 나라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을 천명으로 알고 살아온 저의 도리라는….] 

[반기문 / 전 UN 사무총장 (2016년 12월 21일):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 된다면 저는 제 한 몸을 불살라서라도….]

고건 전 총리와 반기문 전 총장 등 정치 경험이 없는 인물이 돋보였던 때를 소환해, 한순간의 바람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런데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들의 권력의지가 외부에서 나왔다면 윤 전 총장은 능동적입니다.

또 그들과 달리 이제 윤 전 총장은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정치적 에너지를 쟁취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회창 전 총재를 떠올리는 이들도 많습니다. 

대통령의 방탄 역할에 지나지 않았던 국무총리 이미지에서 벗어난 소신 행동으로 김영삼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다 총리직을 내던진 이 전 총재. 

일명 대쪽 이미지로 국민적 지지도가 치솟았죠.
  
하지만 이 전 총재 권력의지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 별이란 것이 어두울 때 반짝인다는 점에서.

윤 전 총장이 당정과 갈등을 빚으면서 주목됐던 시간을 돌아볼 때 고난의 시간이 더 필요하고 검찰이 경찰에 요청한 윤 전 총장 장모 사업권 편취 의혹 수사가 그중 하나일지도 모를 일.

윤 전 총장에겐 달가울 리 없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김종인 /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1월 12일): 야권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잖아요. 정치라는 것은 갑자기 확 바뀔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돼.]

어린 왕자는 수달피로 덮여있는, 허영쟁이가 있는, 술고래가 살던 여러 별을 거쳐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희망 때문에 별이 아름답다는 깨달음을 전해주었습니다. 

윤 전 총장이 정말 별의 순간을 맞았다면 여러 별을 거쳐야 목적지에 도착할지도, 그 과정이 힘들어 떠나온 곳을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를 일. 

윤 전 총장은 그 어떤 별의 순간을 선택한 걸까요.

자신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떠나지만, 검찰에겐 국민을 섬기라던 윤 전 총장의 행보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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