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무에타이 경기에 나서는 9살 소년이 있습니다.

태국 농촌 빈민 소년에게 무에타이는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인데요.

하지만 챔피언의 꿈 앞에 아동 인권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아나운서】

손에 낀 보호장갑의 무게조차 버거워 보이는 소년.

올해 나이 9살의 폰파타라 피치오라이입니다.

마냥 어리광을 부리는 게 익숙할 나이지만 어엿한 무에타이 선수입니다.

태국에서 어린이 무에타이 경기는 성인 무에타이 경기만큼이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비록 시합당 출전료는 우리 돈 약 2~5만 원에 불과하지만  이 돈은 폰파타라 가족의 주요 수입원입니다.

또 빈곤한 농촌 마을에서 태어난 소년이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2월 코로나 2차 확산 이후 태국에서 신체를 접촉하는 스포츠가 금지되며 5개월 동안 무에타이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는 폰파타라는 하루빨리 무대에 복귀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프로 무에타이 챔피언이 되어 부와 명예를 거머쥘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폰파타라 피치오라이 / 무에타이 선수(9살): 엄마가 계속 무에타이를 하면 언젠가 집과 차도 사고 큰돈도 벌 수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이들의 꿈 앞에 아동인권은 없었습니다.

태국에서는 부모의 동의만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무에타이 경기에 나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4살부터 무에타이 훈련을 시작하고 10살부터 선수 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15세 미안 선수 등록자만 10만 명.

이들을 보호하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지난 2018년 13살 소년이 헤드기어도 없이 경기에 나섰다가 뇌출혈로 사망했지만 달라진 건 없습니다.

이 사건으로 태국 의회는 12세 미만 아동의 무에타이 경기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했지만 각종 이해관계에 막혀 의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월드뉴스 김준호입니다. 

<구성: 이꽃봄 / 영상편집: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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