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자연경관이 펼쳐진 용인시 고기동
맑은 자연경관이 펼쳐진 용인시 고기동

[OBS플러스=조연수 기자] '공간다큐 만남'이 용인시 고기동을 찾았습니다. 

고기동은 회색빛 아파트숲 속에 고이고이 숨겨둔 무릉도원같은 동네입니다. 서울에서 불과 20여 분이면 닿는 그곳에는 해발 582m의 광교산과 566m의 백운산에서 시작된 맑고 긴 계곡이 펼쳐져 있습니다. 

고기동 계곡에 가면 태풍에도 줄 서서 먹는다는 국숫집이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마저 비껴갔다는 국숫집에는 평균 대기시간 1시간 이상이라는 기다림 속에서도 여전히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특별한 고명도 없는 소박한 막국수 한 그릇이 사람들을 사로잡은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증이 높아집니다. 

10년 전만 해도 고기동은 한적한 산골짜기 동네에 불과했습니다. 그런 곳에서 하루 한 그릇 팔기도 어려웠던 시절을 탈출해 연간 30만 명을 불러들이는 명소를 만든 비결은 무엇일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고기동에서 10년 만에 성공을 이룬 김윤정-유수창 부부는 "고기동은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준 감사한 동네"라고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도시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임용범 씨는 반려견 봉구가 골육종에 걸리자 도시를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임용범 씨는 출퇴근이 용이하고 자연이 아름다운 동네를 물색하던 중 고기동에 터를 잡았습니다. 봉구가 떠나고 그 아들 달봉이와 함께 살던 어느 날, 집에 큰 화재가 났고 가족은 달봉이 덕분에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달봉이 덕분에 결혼도 하고 대가족을 이뤘다는 임용범 씨는 반려견 달봉이는 물론 두 딸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고기동을 떠날 수 없습니다.

그런가 하면 고기동에는 15년 전만 해도 아이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안홍택 목사는 단 한 명의 아이에게라도 문화적 혜택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에 마을 주민들과 뜻을 모아 사택을 내놓고 도서관을 열었습니다. 

2500권으로 시작된 작은 마을 도서관에는 현재 1만 4천여 권 규모의 책이 있습니다. 안홍택 목사와 마을 주민들이 양질의 책을 엄선해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채운 것입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비어있지만 이곳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찰 날을 기다린다는 안홍택 목사와 함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도서관의 특별한 공간, 다락방을 만나봅니다. 

폴란드인 발토쉬는 고기 해체부터 훈제까지의 과정을 직접 진행하며 소시지를 만듭니다. 발토쉬는 고향 폴란드를 그리며 자신만의 소시지를 만들고 싶어 호텔 셰프와 대기업이라는 안정적인 직장도 버리고 험난한 자영업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최근 그는 딸 한나를 위해 아기 소시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바람은 한나가 폴란드의 시골마을을 닮은 고기동에서 자연과 더불어 건강하게 자라는 것입니다. 신록이 우거지고 정겨운 이웃 문화가 살아있는 고기동은 발토쉬에게 제2의 고향입니다. 

이런 발토쉬의 건넛집에는 특별한 된장을 만드는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김소연 씨는 음식에는 소질이 없는데 유일하게 된장만은 맛있게 담가진다며 자신처럼 요리에 소질 없는 사람들을 위해 된장 페이스트를 만들었습니다. 김소연 씨의 된장 페이스트는 이웃집 발토쉬와 동네에서도 인기몰이를 할 뿐만 아니라 백화점에서 러브콜이 올 정도입니다. 

'고기동의 아름다운 자연'하면 빼놓을 수 없는 낙생 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이진모-이형호 부부가 운영하는 카페가 있습니다. 부부는 자신들이 살던 주택의 풍경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어 집을 개조해 카페를 열었습니다. 유럽 근무 시절 모은 소품들로 꾸민 카페는 부부의 오늘이자 추억의 공간입니다. 앞으로 카페가 마을의 문화공간이자 소통의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는 부부의 카페는 동네 단골 손님들은 물론 SNS를 보고 찾아온 손님들로 늘 웃음이 넘칩니다.

(사진=OBS '공간다큐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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