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해숙이 클래스가 다른 '국민엄마'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OBS '독특한 연예뉴스'가 중견 여배우 중 독보적인 연기력으로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김해숙의 길을 '스타 연구소'에서 따라가 봤다. 

김해숙은 MBC 공채 탤런트 오디션에 호기심으로 지원했다가 뜻밖에 합격하면서 1974년 배우로 데뷔했다. 동기는 다소 남들보다 부족했지만 지금은 공채 동기들 중 가장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는 명배우다. 

하지만 그 시작은 힘들었다. 겨우 데뷔 1년 만인 1975년 24살의 어린 나이에 덜컥 결혼을 선택해버렸던 것. 여배우에게 곧 결혼은 은퇴와 다름없었던 때 예상치 못한 아이까지 생겨버리면서 작품에 캐스팅되고도 하차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욱 가정에 집중하고자 했지만 그조차 그녀에겐 허락되지 않았다. 두 딸만 남긴 채 남편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버렸고 사업은 크게 실패해 사채 빚에 허덕이는 등 세상 풍파를 젊은 나이에 홀로 짊어져야 했다. 

그러나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비중이 많든 적든 닥치는 대로 작품 활동에 매진한 '엄마' 김해숙. 이때를 계기로 그녀는 잊고 있었던 자신의 연기 열정을 깨닫게 되었고 그렇게 무려 데뷔 24년째를 맞이하던 2000년 처음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출세작을 만났다. 한류의 원조 격인 드라마 '가을동화'였다. 

시골 국밥집을 운영하는 억척스러운 엄마로 자식 걱정에 눈물을 삼키는 그녀의 모습은 모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 역할로 데뷔 25년 만에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안은 김해숙은 이 수상을 계기로 국민엄마 계보를 잇는 또 한 명의 배우가 됐다.

쓰기만 하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스타작가' 김수현, 문영남 작가의 작품 속 '전속 엄마'로 낙점된 것이다. 

'부모님 전상서', '인생은 아름다워', '왕가네 식구들' 등의 작품에서는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가족을 봉양하는 전통적인 엄마로, '장밋빛 인생', '소문난 칠공주', '조강지처 클럽'에서는 억척스럽지만 친근한 서민 엄마로 현실적인 어머니들의 모습을 보여준 김해숙. 

영화에서도 그녀의 활약은 계속됐다. 자식들을 위해 못할 게 없는 억척스럽고 헌신적인 엄마는 그야말로 대체 불가. 그렇게 자연스레 국민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엄마라고 다 같은 엄마가 아니듯 시대에 따라, 캐릭터적 특성에 따라 그녀는 다양하게 변화했다. 

2008년 드라마 '하얀 거짓말'에서는 자식을 위해선 다른 이에게 위해를 가하는 기업 총수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냈는가 하면 2009년 '카인과 아벨'에서는 눈엣 가시 같은 의붓아들을 제거하려는 소시오패스 엄마까지 세상 대부분의 여성은 엄마가 되듯 그녀의 연기에 한계는 없었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그녀를 더욱 다양한 작품으로 인도하게 되는 기폭제가 됐다. 

2008년 영화 '무방비 도시'에서 자식 앞에 나서지 못하는 전과 17범의 범죄자 강만옥 역을 강렬하게 소화, 김해숙은 이 영화로 대종상 여우조연상을 안는 쾌거를 안았다. 

'연기 잘하는' 중견 여배우 기근이었던 당시의 충무로에 김해숙의 등장은 마치 가뭄 속 단비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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