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영화사의 큰 별 故 강수연이 영화계 선후배들의 배웅 속 영원한 안식으로 떠났다. 

한국영화사의 기둥과도 같았던 고인은 동료 배우들에게 빛나는 스타이자 예쁜 동생이자, 누나이자, 언니이자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특히 고인과 영화 '아제 아제 바라아제'에서 부부로 호흡했던 배우 한지일은 항상 자신을 따뜻하게 반겨주던 그녀를 떠올리며 줄곧 눈물을 보였다. 

한지일은 "영화 '아제 아제 바라아제'에서 첫 번째 남편 역할을 했다. 그 작품으로 대종상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그리고 제가 어려운 일이 있어서 미국에 들어갔다 나왔는데 강수연 씨가 당시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위원장을 했다. 그때 행사장에서 선배님 미국에서 고생하지 말고 살라고 우리 영화하고 같이 한국에서 살자는 그 말이 자꾸 머릿속에 맴돈다"라고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어디선가 나타나 등을 두드리며 미소 지을 것만 같은 귀여운 후배 故 강수연. 

1993년 영화 '웨스턴 애비뉴'를 함께 했던 배우 박정자는 그녀를 조금 다르게 기억했다. 

박정자는 "영화 현장에서 굉장히 아주 치열하게 스태프와 배우들을 다 응원하는 아주 똑 부러진 여자다. 그냥 똑 소리 나는 똑순이다. 너무 지나치게 똑 소리가 나서 많이 외로웠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고인이 초등학생 시절일 때 함께 영화를 찍었다는 배우 이순재는 강렬했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이순재는 촬영장에 혼자 온 그녀에게 '왜 엄마랑 같이 안 오고 혼자 왔냐'라고 걱정스레 질문을 했는데 '엄마가 왜 와요? 나 혼자 하면 되지'라고 대꾸했을 정도로 고인은 당찬 아이였다며 일찌감치 성공할 거라 예상했었다. 

선배들에겐 당차고 믿음직한 후배였던 故 강수연. 반면 후배들에겐 의지가 되는 따뜻한 선배였다. 

과거 한 방송에서 초등학교 때의 첫사랑이 강수연이었다고 밝혔던 김보성은 고인의 응원에 힘을 얻은 적이 있다고. 

김보성은 "정말 제가 어려울 때 전화 통화했던 기억이 난다. 제가 떡볶이 장사한다고 하니까 힘내시라고. 대단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강수연 선배님 너무 존경하고 사랑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상아도 같은 아역배우 출신으로 고민이 있을 때마다 줄곧 힘이 되어주었던 고인을 떠올리며 고마움과 미안함을 드러냈고, 정준호 역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날 때면 술과 밥을 사주었던 고인이 호탕한 옆집 누나처럼 편안하게 응원해 주셨었다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SNS를 통해 고인을 추모한 스타들도 많았다. 

홍석천은 자신의 SNS에 그녀와의 예쁜 추억을 팬들에게 공유했다. 연예계 데뷔 초창기에 만났던 고인의 말 '누나는 네 그대로가 참 좋다'는 그 한마디가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됐었다고 밝힌 홍석천은 이렇게 보지 못할 줄 알았다면, 만나자고 조르기라도 할 걸 후회된다며 돌이킬 수 없는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故 강수연은 모두에게 다정하게 또 따뜻하게 대했던 그래서 더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아름다운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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