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좌파 대부’로 불리는 룰라 전 대통령과 
‘남미의 트럼프’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 

극과 극의 두 정치인이 오는 10월
브라질 대선에서 맞붙습니다. 

현지에서는 전현직 대통령의 대결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통신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손정수 통신원!!!

【통신원】
네, 브라질 상파울루입니다. 

【앵커】
브라질이 오는 10월 대선을 치를 예정인데요, 전현직 대통령의 양자 대결이 기대되고 있죠?

【통신원】
네, 지난 26일 발표된 후보 지지율에서 룰라는 54% 보우소나루는 30%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10년 만에 돌아온 룰라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집권 당시 시행했던 극빈층 지원 정책으로 빈곤층에게 인기가 높고, 재임 기간 경제 발전에 향수를 가진 사람도 많습니다. 

아울러 현 대통령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 덕분에 반사 이익도 얻고 있고요. 다만 호불호가 강하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경우, 사실상 중도 지지파는 다 떨어져 나가고, 30%의 과격한 극우파만 남아 있습니다. 

2019년 임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부패 척결에 대한 기대가 높았는데, 잦은 말실수와 막말, 막무가내식 정책에 다 등을 돌렸습니다. 

지금 대선을 앞두고 막강한 예산을 들이면서 표를 모으고는 있습니다만 아직 큰 성과는 없습니다. 

【앵커】
두 후보의 성향이 극과 극인데, 묘하게 통하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대외 정책인데요, 원래대로라면 룰라는 반미, 보우소나루는 친미여야 하는데 최근 상황은 좀 다르죠?

【통신원】
네, 이게 참 재미있습니다. 

원래 보우소나루는 친미였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거고 현재 바이든 대통령과는 대립하고 있습니다. 

인권이나 아마존 보호 등에 간섭하는 걸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이죠. 

그런가 하면 국가 이익을 내세우며 나름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하는데, 이런 이유로 중국과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려 합니다. 

말하자면 '브라질만의 제3의 노선‘을 걷겠다는 건데, 문제는 브라질은 미국의 뒷마당이라 영향력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현실성이 없다는 거죠. 

반대로, 룰라는 입으로는 반미와 신자유주의 타파를 말했습니다만 재임 시절 미국과 사이가 나쁘지 않았고 시장 경제도 지지했습니다. 

미중 사이에서도 노련한 줄타기를 하면서 가장 득이 되는 선택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브라질 사람들의 인식도 비슷합니다. 지식인의 경우 미국의 행적이나, 정책 등에 치를 떨지만, 경제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대놓고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중국산 제품은 싸구려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국내 산업을 초토화하고 있다는 반감도 큽니다. 

【앵커】
이제 대선까지는 반년도 채 안 남았습니다. 브라질 국민들이 차기 대통령에게 가장 바라는 과제는 무엇일까요?

【통신원】
부패 척결입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전인 2017년, 브라질은 국제투명성기구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100점 만점에 37점을 받을 정도로 형편없었습니다. 

보우소나루 정권은, 현 정부가 군사정권을 물리친 1984년 이후 가장 비리가 적다고 홍보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측근끼리 결정하는 가족 경영식 국정 운영과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한 불투명한 예산 집행 등 부패지수는 더 악화했습니다.

또 국민들이 보기에는 국회도 자기들 주머니 채우는 데 급급한 돈 빼먹는 기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브라질이 좋은 환경과 풍부한 자원이 있는데도 선진국이 못 되는 것은, 이처럼 돈을 빼먹는 집단이 많기 때문이라는 불만이 강합니다. 

따라서 누가 부패를 척결할 수 있을 것인가가 이번 대선 결과를 결정지을 주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지금까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구성 : 송은미, 영상편집 :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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