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기후 위기가 초래한 최악의 기아 위기가 소말리아를 덮쳤습니다.

9월이 가장 큰 고비인데 구호자금이 바닥을 드러내며 수십만 명이 아사 위기에 처했습니다.

김준호 아나운서입니다.

【 기자 】

소말리아의 한 시골길.

어른부터 아이, 당나귀까지 길을 따라 긴 행렬이 이어집니다.

이들의 목적지는 수도 모가디슈.

모두 가뭄과 흉작 그리고 굶주림에 지쳐, 식량과 물을 찾아 고향을 탈출하는 길입니다.

[파투마 아단 쿠소 / 실향민 : 농장에 비축해 둔 식량도 바닥났고 동물들은 죽어나갔습니다. 아이들을 먹일 수 없게 되었고, 굶주림 때문에 도망을 결심했습니다.]

이들을 타지로 내몬 건 바로, 40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

2년 동안 4번의 우기가 있었지만,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비가 거의 오지 않았습니다.

가축은 300만 마리가 폐사했고, 작물 생산량도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기근 피해자가 급증했습니다.

이 탓에 소말리아 전체 인구의 절반인 770만 명이 기근 피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중 92만 명은 대도시에서 노숙과 걸식을 하며 생계를 겨우 이어나가는데, 모두 직접적 기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레인 폴센 / 유엔식량농업기구 비상회복국장 : 필요한 만큼의 지원이 제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생계지원 등 다분야 대응을 위해 더 많은 기부금이 필요합니다.]

미국과 유럽 등의 인도주의 지원금 상당액이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에 쓰이면서, 동아프리카 구호기금 마저 바닥을 드러낸 상황.

여기에 밀과 옥수수 등 주요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그나마 있던 식량 지원도 크게 줄었습니다.

전문가들은 9월을 ‘기근 피크’로 예측하고, 수십만 명이 아사할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국제사회의 긴급지원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월드뉴스 김준호입니다.

<구성 : 임수빈 / 영상편집 : 장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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