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를 필두로 국내 드라마의 돌풍이 거센 요즘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내며 호평을 얻은 작품 '남이 될 수 있을까'. 훈훈한 분위기 속에 종영한 이 작품에서 방영 내내 '훈훈함'을 담당하며 지금 이 순간까지 관심을 모으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이재원이다. 

이재원은 "더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일찍 끝난 감이 있어서 굉장히 아쉽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그가 연기한 캐릭터는 종갓집 5대 독자로 나고 자라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변호사 '권시욱'이다. 하지만 사랑에 눈을 뜨고 사랑꾼으로 변신, 반전 매력을 보여주며 '여심 스틸러'로 활약했다. 

이재원은 "시욱이도 자기가 마음속으로 가지고 있는 모습보다 표현을 적게 하는 거 같다. 저도 그런 부분이 있다. 상대방한테 전달될 때 자기가 갖고 있는 마음은 더 좋은데 말을 세게 할 때도 있고 무뚝뚝하게 전달될 때도 있고 이런 부분이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러브라인을 형성한 조은지와 달콤한 케미 발산, 묘한 감정을 나눈 '비취'의 임신 사실을 알고 로맨틱 프러포즈를 한 장면의 화제의 숏폼 콘텐츠에 등극하며 종영 후에도 뜨거운 인기몰이 중이다. 

이재원은 "너무 감사하다. 쇼츠를 봤을 때 사실 그 장면이 그렇게 매력적일 줄은 몰랐다. 근데 주변분들한테 이 영상의 킬포가 뭐냐고 물어봤더니 뭔가 안 좋은 얘기를 할 거처럼 계속 얘기하다 갑자기 품어주는 그런 느낌이 반전도 있고 다시 보게 만드는 힘도 있는 거 같다고 해주는데 그 얘기를 듣고 보니 그런 거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게 잘 전달이 될까. 처음에는 이런 모습이었던 애가 이런 모습을 갑자기 보여줄 때 너무 갑작스럽지 않을까 고민이 있었는데 은지 누나하고 지금 시간 없으니까 최대한 빨리 집중해서 한 번 가보자 해서 들어갔는데 은지 누나가 너무 잘 받아줬다. 저한테는 되게 부담스럽고 힘든 신이었는데 제가 갖고 있는 능력 이상으로 잘 나온 신인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권시욱'으로 살며 인생에 대한 어떤 깨달음도 얻었다고. 

이재원은 "다각도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거 같다.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서로 감적적으로만 부딪히게 되니까 그 기분에 그 안 좋은 분위기에 딱 결정하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지 말고 서로 덜 힘들고 행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어른스럽게 얘기도 많이 나누고 침착하게 힘든 시점을 잘 극복해 나가면 서로에게 더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렇게 '남이 될 수 있을까'로 한층 더 성숙해지고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그는 사실 알고 보면 16년 연기 경력을 지닌 내공 있는 배우다. 2008년 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으로 데뷔해 영화 '아저씨', 박보검과 형제 케미를 펼친 드라마 '청춘기록' 등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한다. 

이재원은 "'아저씨'의 또치로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 작품 보고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고 얘기 많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아저씨' 전과 후로 제 필모는 나뉘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춘기록'은 되게 짜릿했다. 사경준은 약간 제가 무리수를 뒀다. 재밌게 하려고 눈도 위로 올리고 도전적인 시도를 많이 했던 작품인데 보검이가 현장에서 '형 너무 좋아요; 하면서 용기를 북돋아줬다. 제가 만족할 만큼 성장하고 있구나라고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라고 전했다.

그저 작품 생각만 하면 좋은 연기 바보인 그. 원하는 일을 하며 인정까지 받으니 행복한 인생이 아닐까. 하지만 노력 없이 빛나는 성과를 이룰 순 없는 법. 시련 속에서도 꿋꿋이 돌파구를 찾았던 지난날이다. 

이재원은 "계속 작품을 해나가다가 공백기가 생기면 되게 불안하고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 내가 이걸 계속 해나가도 되는 직업인가. 요즘 유행하는 존버라는 말처럼 그냥 버텼다. 나한테도 언젠가는 그런 기회가 오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잘 버텼던 거 같다"라고 밝혔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 이토록 성실히 배우로서의 삶을 꾸려온 그는 단란한 가정이라는 복도 받았다.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매일이 설렘 그 자체라는데. 과연 그가 바라는 '배우 이재원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이재원은 "고등어를 먹다가 흔한 반찬인데 먹을 때마다 너무 맛있다. 그래서 캐릭터를 보고 런 친구, 저런 동생, 저런 오빠가 있는데 하는 배우가 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캐릭터가 작품 안에 담겼을 때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는 희열이 있는데 더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게 제 꿈이다. 또 제가 어떤 작품에 나왔을 때 뭔가 재밌을 거 같고 감동이 있을 거 같아 기대하게끔 만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고등어 같은 배우'를 꿈꾸는 이재원의 소탈하면서도 확고한 철학이 있는 연기에 벌써부터 그가 필모그래피에 쌓아갈 작품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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