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 이예지 기자] 찰떡궁합. 아주 잘 맞는 궁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혹은 서로 마음이 맞아 아주 친하게 지내는 관계를 속되게 이르는 것을 말한다.

환상의 호흡. 찰떡궁합이라는게 이런걸까. 배우 진태현(32)과 최윤영(27)은 연기 선후배로 또 작품 속 파트너로서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어느 한 순간도 서로에게서 눈을 뗀 적이 없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영화 '무서운 이야기' 속 두번째 이야기 '공포 비행기'에서 섬뜩한 살인마와 미모의 스튜어디스로 만난 진태현과 최윤영. 기자가 만나본 진태현은 유쾌함으로 무장해 주위에 무한한 엔돌핀을 제공했고 최윤영은 나만 보기 아까운 미모를 갖고 있었다.

진태현과 최윤영에게 '무서운 이야기'는 '꼭 하고 싶었던' 혹은 '해야만 했던' 작품이다. 4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진태현에게 '무서운 이야기'는 영화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줬고 최윤영은 '코리아' 이후 새로운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해야했던 선택의 여지가 없는 작품이었다.

"제가 '무서운 이야기'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영화로 돌아오고 싶었던 욕심이에요. 주변상황을 다 무시하고 영화가 너무 하고 싶었어요. 아마 그 시기에 다른 캐릭터, 다른 영화에 출연 제의가 왔어도 했을꺼에요. 그정도로 영화에 대한 욕구가 강했는데 마침 '무서운 이야기'가 들어온거죠. 어떻게 보면 운명이에요. 하하" (진태현)

"저는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신인이잖아요. 하하. (진)태현 오빠는 원래부터 꼭 같이 연기해보고 싶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연기하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즉흥적인 연기에서도 깊이를 느낄 수 있는데 그건 그만큼 캐릭터에 대해 꿰고 있다는 말이거든요. 정말 많이 배웠어요" (최윤영)

두 사람에겐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바로 '공채'다. MBC와 KBS 공채로 연기생활에 발을 들인 두 사람. 때문일까. 이들은 '변화'와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하얀 거짓말'의 진태현과 '무서운 이야기' 진태현이 정말 같은 사람이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진태현은 스스로 변신을 즐긴다.

"변신이요? 변신이라기보다는 즐기는 것 같아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뭐냐면요 '저 역할 했던 애가 얘야?'거든요. 글쎄요. 제 성격이 그런걸까요? 무난한 역할은 싫고 힘든 역할이 좋더라고요. 연기를 오래하고 나이가 들면 멜로를 하고 싶다는데 전 아직까지 액션이나 스릴러가 좋아요" (진태현)

"도전이라는 생각은 딱히 안해요. 배우로 태어나서 해볼 수 있는 역할을 다 해본다는 것도 행운 아닌가요?" (최윤영)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에 관대하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 아닐까. 예를들면 '나는 모든 연기를 잘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이 밑바탕되어야만 어떤 역할이든 주저없이 도전할 수 있는 것 아닐까 하는 말이다.

"자신감이요.. 전 적어도 자만은 안해요. 그리고 제 자신에 대한 자신감도 있죠. 어릴때부터 그 자신감 하나도 여기까지 왔는걸요. 제가 훤칠한 훈남 스타일이나 꽃미남 스타일도 아닌데 그 자신감 마저 없었으며 이 일.. 못하지 않았을까요?" (진태현)

"맞아요. 전적으로 태현오빠 말에 동의해요. 자신감이 없다면 이 일은 절대 할 수 없는 직업이에요. 저는 카메라 앞에 서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억지로라도 자신감을 가지려고 했죠. 방법이요? 주로 칭찬을 많이 들었어요. 하하" (최윤영)

"배우에게 가장 큰 죄악은 자기 연기에 취하는 거에요. 자기 연기에 취하면 대충하게 되죠. 이건 자신감과 다른 자만이에요. 그 순간 모든 연기는 무너지게 되죠. 저는 아직도 작품에 출연 제의가 들어오면 '이 작품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닌 '내가 이 작품에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생각해요" (진태현)

때문일까. 최윤영은 데뷔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연기공부를 쉰 적이 없다. 자기 연기에 취하거나 자만하지 않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연기 울렁증 때문에 연기가 재미가 없었어요. 근데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재미가 붙더라고요. 나중에는 멋진 액션연기도 해보고 싶고, 코미디물도 해보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제 자신을 갈고 닦는 중이에요" (최윤영)

사실 많은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조금 별로인' 배우도 있기 마련이다. 마주 앉아있는 시간이 곤혹스럽고 힘든 배우들이 있다면 진태현, 최윤영과 함께한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만큼 유쾌하고 재미있었다.

질문과 대답 사이에 특유의 재치와 개그를 선사하며 분위기를 주도했던 진태현, 그리고 그저 예쁘고 귀여운 숙녀같아보이지만 알고보면 털털하고 '허당'인 최윤영. 찰떡궁합의 호흡을 자랑한 두 사람이 그려낸 '무서운 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박세완 기자)

OBS플러스 이예지 기자 eyejid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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