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 이예지 기자] '범죄소년' 서영주, 실제로 만나보니 - 소년원 아이들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니 그 주인공이 누가 될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어떤 아역배우가 그 역할을 맡아 센세이션을 일으킬게 될까 기대를 품은 채 관심을 갖고 지켜봐왔다.

드라마 '메이퀸'에서 김유정에게 매몰차게 대했던 그 사내아이를 기억하는가. 매서운 눈빛과 더불어 카리스마를 가진 16살 소년 서영주가 영화 '범죄소년'(감독 강이관)의 범죄소년을 맡았다. 그것도 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필자에게 그 어떤 '멘붕'을 선사하면서 말이다.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쏟아지는 인터뷰 속에 서영주가 필자와 만난 것은 어느 늦은 오후였다. 아직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소년이 수십명의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어쩌면 버거울 터. 하지만 그는 밝고 맑은, 그리고 특유의 명랑쾌활한 성격으로 필자를 맞이했다.

가까이서 만나본 서영주는 똑똑했다. 머리가 영리한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자신이 해야할 연기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고, 의지가 분명했다. '집으로'의 유승호, '해를 품은 달'의 여진구를 그리며 아역배우 서영주를 상상했다면, 이제 더이상 그들을 논하지 말라는 것을 서두에 밝히겠다.

# 서영주, '범죄소년'이 되기까지..

영화 '범죄소년'에서 말그대로 범죄소년 지구 역을 맡아 소년원의 일상을 전한 서영주. 그는 극중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소년원 생활을 감행했다. 범죄소년들이 집합해있는 그 곳. 두려움을 가득안고 도착한 소년원이지만 실제로 만난 아이들은 순수함의 결정체였다고.

"처음에 소년원 생활을 해야한다고 했을때 굉장히 무서웠어요. 오랫동안 대화를 하지는 못했지만 알고보니까 정말 순수한 친구들이더라고요"

소년원 친구들이 서영주에게 건넸던 첫 마디는 이러했다. "저희 영화에 나와요?" 배우에게 자신들의 영화 출연에 대해 묻는다니 이 얼마나 당황스러운 질문인가. 하지만 그 한 마디에는 소년원 아이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범죄스럽지만은 않다는 명확한 증거다.

"촬영을 마치고 나서 생각한 것이 있어요. '아, 나도 편견을 가지고 있었구나' 이번 경험으로 편견을 갖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 연기할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서영주는 소년원 친구들이 퇴소해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고 '잘' 지냈으면 한다고 했다. 내성적이었던 본인의 성격을 먼저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준 그 친구들에게 감사하다며.

# 연기에 대한 무한한 욕심

서영주를 만나기 전 만났던 강이관 감독은 서영주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우리나라 연예계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배우가 될거에요" 드라마 '메이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방송 초반 시청률 견인 역할을 했던 서영주를 기억하는가. 그렇다면 서영주가 앞으로 남기게될 발자취가 궁금해질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소위 스타가 되고싶으냐고 물어보세요. 근데 저는 스타보다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 잘하는 배우요. 연기를 잘하면 자연스럽게 스타가 되지 않을까요?" 16살 소년의 입에서 나올법한 대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대중에게 보여지는 모습이 스타가 아닌 배우이고 싶다니. 서영주의 앞날이 더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누구누구의 아역, 누구누구의 어린시절로 살아온 그다. '범죄소년'을 통해 그러한 타이틀을 버리고 그냥 배우 서영주로 자리잡았다. "누구누구의 아역 서영주가 아닌 그냥 서영주가 처음이라 낯설기도 했어요. 하하. 그래도 기분은 좋더라고요"

'도둑들'에서 김윤석 선배님의 아역으로 출연했었어요. 어렸을때 김윤석을 보는 것 같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요. 원래 롤모델이 김윤석 선배님이었거든요. 영광이죠"

평소 김윤석의 연기를 보며 '꿈'을 그려왔다는 서영주는 실제로 만난 김윤석에게 또 한 번 반했다고. 호탕한 성격과 열심히 하는 김윤석의 열정을 두 눈으로 확인하면서부터 그에 대한 존경심은 더욱 커졌단다. 그리고 앞으로 본인이 일궈내야 할 연기에 대해서 더 고민하게 되었다고.

# 서영주에게는 없는 아역배우들의 고뇌

올해 16살. 한창 사춘기를 관통하고 있을 그가 '범죄소년'에서 한 소년과 만나 사랑을 나누었다. 성인연기자도 소화하기 힘든 배드신을 연기하면서. 물론 아주 진한 감정신은 아니었지만 직접적인 경험이 만무한 그가 배드신을 해내기에는 고충이 뒤따랐을 터.

"친구들이 '넌 그 장면을 제일 잘하는 것 같아'라고 놀려요. 간접적인 경험은 있었지만 직접적인 경험이 없었으니까 저는 정말 힘들었거든요"

'메이퀸'에서 김유정에게 물뿌리는 장면에서도 친구들의 야유는 엄청났다. '우리 유정이에게 왜 그러냐'면서 '너도 똑같이 당해봐라'라는 식의 장난이 끊이지 않았단다.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의 학교 생활이 궁금해졌다. 흔히 아역배우들이 말하는 학창시절의 추억은 존재하는 것일까. 혹여나 학교생활에 어려움은 겪고있지 않을까 노파심에 물어봤다. "친구들과 추억은 잘 만들고 있어요?"

"(박)지빈이 형이 그러더라고요. 학창시절에 추억이 없어서 지금이라도 만들고 싶다고요. 그 얘기를 듣고 저는 더 적극적이 됐어요. 학교에서는 그냥 평범한 학생이에요. 친구들과 사진을 많이 찍으면서 추억쌓기 하고 있어요"

(사진=권희정 기자)

OBS플러스 이예지 기자 eyejid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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