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권한울 기자] 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에 온 국민이 애도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연예인들도 각자의 방법으로 애도 행렬에 동참했다. 이들은 적게는 수 백 만원에서 많게는 수 억원 까지 정성을 담아 세월호 사고로 발생한 피해자들과 그 유가족들에게 기부로 자신들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연예인 기부 행렬은 배우 송승헌이 그 선두를 장식했다. 그는 지난 19일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지만 세월호 침몰사건 소식을 접하고 매우 안타까웠다. 구조 작업 및 유족을 돕기 위해 기부했는데 부디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세월호 사고 피해 유가족과 구호 활동을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

이후 온주완, 하지원, 박신혜, 정일우, 이준, 추성훈, 류현진, 김연아 등 많은 스타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기부금을 전달하며 애도에 동참했다. 뿐만아니라 배우 김수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양현석은 각각 3억 원과 5억원이라는 거액을 기부하며 하루 빨리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제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바랐다.

그러나 기부 행렬에 동참한 연예인의 이름과 그 액수가 속속 공개될 수록 누리꾼들은 이름이 거론되지 않은 연예인들을 언급하며 그들의 기부를 재촉 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연예인 A는 이만큼 기부 했는데 B는 왜 기부 안하나", "연예인 C는 얼마 기부했다던데 D는 더 많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등 강요 아닌 강요로 연예인들의 기부를 독촉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24일 "엠블랙 이준이 1000만원을 기부했다. 본명인 이창선으로 입금해 이준 씨인줄 몰랐으나 확인 전화 중 알게 됐다"며 "이준이 기부는 처음이라며 소액이어서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5억에 비교했을 때 1000만원은 다소 적은 금액일 수 있다. 하지만 액수가 다르다고 해서 기부를 하는 마음이 덜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일각에서는 연예인들이 서로 언제, 얼마를 기부할지를 놓고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연예인들이 본인이나 소속사를 홍보하기 위해 의도된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처럼 연예인들은 기부를 통해 유가족들을 돕고 싶다가도 혹시 모를 오해와 비난을 받을 까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기부란 자선 사업이나 공공 사업을 돕기 위해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는 것이다. 누군가의 강요로 이루어지는 기부라면 그 안에 담긴 애도의 의미도,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전달될 바람도 퇴색될 것이다.

(사진=OBS 플러스 DB)

OBS플러스 권한울 기자 hupink@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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