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당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이후 남북관계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한국 방문 기간에 무엇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북한 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메시지를 많이 던졌다.

이는 국내외에 한반도 평화 조성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킨다는 측면에서 남북관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8일 "정치권과 우리 국민에게 영향을 끼쳐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기간에 대형 돌발 변수만 나타나지 않으면 이 흐름을 살려서 남북관계가 복원될 수 있는 중요 계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남북관계는 경색과 대화의 갈림길에 다시 섰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북한은 이날 시작된 연례적인 한미 UFG 연습에 대해 지난해보다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일단 북한이 병력과 장비가 실제 기동되지 않는 지휘소 훈련인 이번 UFG에 타격 위협까지 운운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나름의 시간표에 따라 남북관계를 끌고 가려는 계획을 이미 세워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화환을 전달하러 개성에 온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은 17일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등을 만난 자리에서 고위급 접촉 자체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는 북한이 어느 정도 시점이나 분위기를 봐서는 유화 공세를 다시 펼치면서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에 UFG 연습이 끝나면 다음 달 19일부터는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린다. 북한은 이미 대규모 선수 명단을 등록하는 등 대회 참가를 확약한 상태다.

아직 협의가 남은 응원단 참가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북한 선수단이 대거 내려오는 인천아시안게임을 전후해서 남북 간에 자연스레 유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

북한의 무응답으로 우리측이 제안한 '19일 2차 고위급 접촉'은 사실상 불발됐지만 이는 대화에 대한 완전 거부가 아닌 적절한 시점을 북한이 재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진욱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우리의 대화 제의에 부담을 느끼는데 교황이 그것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대화 쪽을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강경 군부세력이 이번 한미 훈련을 명분으로 실질적인 대남 도발을 강행하거나 4차 핵실험 카드를 다시 꺼낼 경우 남북관계는 올 가을 급격한 긴장국면으로 다시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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