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불이익을 무릅쓰고 용기를 낸 공익신고자는 법으로 마땅히 보호해야 하지요.
그런데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직원들이 국회의원 측에 공사의 문제점을 제보한 내용이 다시 공사 측에 전달됐습니다.
게다가 신분까지 노출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해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OBS 단독보도, 김창문, 최기성 기자가 차례로 전합니다.

【리포트】

국정감사를 앞두고 최봉홍 국회의원 측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보낸 자료요청 공문입니다.

매립지공사 위탁법인인 드림파크문화재단에 관한 자료도 요구했습니다.

문화재단 직원 A씨는 매립지공사가 보유 중인 7천억 원대의 기금이 불투명하게 사용됐다는 의혹 등을 정리해 의원실에 메일로 제보했습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신규 매립지를 조성해야 할 돈이 없다는 것이어서, 국회 차원의 검토가 필요한 대목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제보 내용은 이튿날 매립지공사 간부진에 전달됐고, A씨는 인사조치 통보를 받았습니다.

【싱크】A씨/드림파크문화재단 직원
"정말 황당했죠. 황당했고, 도대체 누굴 믿고 국민들이 살아야 되는지…."

의원실에 항의 메일을 보낸 A씨는 유출 경위 등을 사법 기관에 수사의뢰할 예정입니다.

제보자가 공개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7월 매립지공사 직원 B씨가 공사 간부의 비위 내용이 담긴 메일을 이학재 의원실 보좌관에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이 자료 역시 고스란히 공사 측에 전달됐고, 내부고발자란 오명을 쓰게 된 B씨는 결국 해고됐습니다.

【싱크】B씨/전 수도권매립지 직원
"개인 메일을 통해서 이뤄진 상황이 제3자가 입수해 여러 사람 앞에서 공표하는 일을 겪고 보면 굴욕감…."

B씨는 자신의 메일이 해킹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는데, 수사 결과는 보좌관이 공사에 건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스탠딩】김창문(1/4 CG)
국회의원은 수사기관과 함께 공익신고 접수기관에 해당되며, 신고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매립지에 관한 공익신고는 철저하게 무시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최기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처럼 제보만 하면 잇따라 신분이 노출되면서, 매립지공사가 특정 정치인들과 이해관계가 있는 게 아닌지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해당 의원실 보좌관들의 해명은 궁색합니다.

【싱크】최봉홍 의원실 관계자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분(제보자)도 자신의 얼굴부터 시작해서 모든 걸 저한테 밝혔기 때문에…."

【싱크】이학재 의원실 관계자
"사실 관계 확인 차원에서 (자료를 전달했고) 만약에 문제가 있다면 해명하라고 하고 공사에 요청한 거죠."

일각에서는 매립지공사에 정치권 인사와 측근 등 이른바 '낙하산'이 많이 포진해 있다는 점을 문제의 원인으로 꼽습니다.

【싱크】이광호/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사무처장
"최근 국회의원에 출마했던 인사가 수도권매립지의 고위직으로 취직하는 등 매립지공사가 정치인들의 일자리로 전락하고…."

매립지공사가 필요 이상으로 정치인을 지원하고 있다는 대목도 감지됩니다.

OBS가 입수한 환경부의 감사 결과를 보면, 매립지공사 사장이 정치인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하고, 유력 인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민간단체에 회비를 지출한 점을 부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돈은 어떻게 마련했을까?

【싱크】B씨/전 수도권매립지 직원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가지고 그렇게 뒷돈을 대주는 겁니다. (또) 식당에 가서 '카드깡'을 하는 거죠."

매립지공사는 현금 조성 방법의 하나로 허위 품의를 이용했다는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싱크】수도권매립지 관계자
"지역행사 참가하는 걸로 해서 현금을 마련해서 국회의원 후원금으로 집행된 거죠."
(그게 허위 품의 아닌가요?")
"거기까지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 같이 제보 내용이 환경부 감사를 통해서도 일부 확인되고 국정감사에서 규명해야 할 사안인데도, 제보자는 인사 조치 등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고 있습니다.

【스탠딩】최기성
매립지공사를 관리감독해야할 해당 상임위 국회의원과 지역구 의원 측의 부적절한 처신이 국정감사 기간 중에 불거지면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입니다.

OBS뉴스 최기성입니다.

<영상취재 : 김영길/영상편집 : 공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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