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정솔희 기자] 전라남도 진도에는 부지런히 봄을 맞이하는 진도 아낙이 있다.

24일 오후 방송되는 OBS 멜로다큐 '가족'에서는 향긋한 봄나물을 바구니 한가득 담아 나누는 진도 아낙 전매자(63)씨와 남편 박순기(66)씨 이야기가 전파를 탄다.

신명 난 진도 가락이 울려 퍼지는 곳, 사상마을에 흥 많은 진도 아낙 전매자 씨가 산다. 진도에 일찍이 찾아온 봄나물을 바구니 한가득 담는 매자 씨. 향긋한 봄나물을 무쳐 남편의 입 안으로 쏙 넣어주지만 순기 씨는 묵묵부답. 매자씨는 '맛있다, 고맙다'는 표현 없이 시큰둥한 남편 때문에 수다쟁이가 된다.

결혼하기 전에 순기 씨는 이토록 말이 없지 않았다. 연애 시절에는 연애편지도 주고받을 정도로 애틋했다고. 수년 전 순기 씨는 빚보증을 서준 게 잘못돼 돈도 잃고, 건강도 잃고, 친구도 잃었다.

처참한 현실에 매자 씨는 동네 뒷산에 올라가 북을 치고 꽹과리를 치며 울고 또 울었다. 그러고 남편을 다독이며 더욱더 악착같이 살았다. 부부는 넉넉하지 않지만 서로가 함께하는 지금의 소박한 일상이 행복하다.

생계를 책임지는 아내를 대신해 순기 씨는 살림을 도맡아 한다. 말수가 적은 순기 씨이지만 아내를 살뜰히 챙긴다. 아궁이에 불 지피고 진돗개 황진이 밥도 챙기고 집안 일을 도맡아 한다. 서로 같은 듯 다른 두 부부의 사랑이 깊어 간다.

이어 순기 씨는 집안 청소를 하다가 아내가 20년째 쓰고 있는 일기장을 발견했다. 일기장 속에는 남편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가득하다. 마음이 상한 순기 씨는 낚싯대를 들고 바다로 향한다.

바다를 보며 심란한 마음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온 순기 씨는 과거 표구사에서 일했던 실력을 살려 아내를 위한 선물을 만든다. 남편이 만든 주걱을 선물 받은 매자 씨는 순기 씨에게 고마움을 표현한다.

무뚝뚝한 순기 씨가 수다쟁이로 변하는 날이 있다. 그날은 바로 아들이 손자, 손녀와 함께 고향집에 방문하는 날이다. 손자와 손녀들과 노느라 순기 씨 얼굴에 미소가 한가득.

매자 씨는 직접 담근 홍주를 대접한다. 매자 씨는 가난했던 시절에 탈 없이 잘 자라준 아들이 고맙고 대견할 따름이다. 그리고 가장 버팀목이 되었던 사람은 남편이였다.

힘든 시기를 함께 견딘 부부. 아내의 다독임과 위로가 큰 힘이 됐다는 남편 순기 씨. 남편이 곁에서 묵묵히 버텨줬기에 살아갈 수 있었다는 아내 매자 씨. 가족이 있고, 신명 나는 흥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부부의 특별한 봄을 만나본다.

한편 OBS '멜로다큐 가족'은 23일 오후 11시 5분에 방송된다.

(사진=OBS)

OBS플러스 정솔희 기자 hwasung654@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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