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김수정 기자] 배우 최다니엘이 제대로 망가졌다. '지붕뚫고 하이킥', '시라노 연애 조작단'에서 여심을 설레게 한 로맨틱한 '훈남'의 모습도 '열한시' '공모자들' '악의 연대기'에서 분한 진지하면서도 강렬한 캐릭터도 버린 채 완벽한 코믹배우로 변신해 웃음을 선사했다.

최다니엘은 지난달 27일 개봉된 '치외법권'에서 여자를 꼬시기 위해 경찰대를 수석 졸업한 강력계 형사 유민 역을 연기했다. 그는 범인만 봤다 하면 일단 패고 보는 프로파일러 정진(임창정 분)과 최악의 범죄조직 보스를 검거하기 위해 특별 수사팀에 투입돼 통쾌한 액션을 펼친다.

최다니엘은 범인 검거보다는 여자 꼬시는데 더 관심이 많은 유민 역을 능청스러운 매력으로 소화해냈다. 여태까지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형사 캐릭터로 분한 그는 코믹 연기의 대가 임창정과의 두 번째 호흡에서 '브로맨스'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하 최다니엘과 나눈 일문일답

-'치외법권' 작품 선택 이유가 궁금하다.

주성치가 출연하는 영화 같은 코믹 장르를 좋아한다. 집에 '희극지왕' DVD가 있는데 그 옆에 이 작품이 꽃힐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결정적인 이유는 '공모자들'에서 호흡을 맞춘 임창정 형이 한다길래 '나도 하겠다'고 했다. '공모자들' 때 많이 부딪힌 신은 없었지만 호흡이 좋았다. '언제 이렇게 천재적인 배우와 작업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창의적이고 순발력도 있고 무엇보다도 코믹연기의 달인이다 보니 그런 부분에 있어서 믿고 선택할 수 있었다.

 

-코미디 영화는 첫 출연이었는데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초기 설정은 두 주인공이 가장 가볍고 그 주위는 무겁게 그리는 것이었다. 나 같은 경우 대본에 충실하게 열심히 연기하려는 스타일인 반면 (임)창정이 형은 자유로운 멧돼지 같은 스타일이다. 극중에서 두 사람이 굉장히 다르지만 실제로도 연기하는 게 많이 다르더라. 그런 부분에서 처음에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다. 창정이 형이 애드립을 날리면 나도 본의아니게 애드립을 하게 됐다. 이런 방식이 처음이어서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면서도 유익했다.

-앞서 개봉된 '베테랑'과 소재와 주제, 스토리라인이 비슷해 많이 거론되기도 했다.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아무래도 그런 부분에서 '베테랑'과 비교가 될 거라 생각했다. 대본이 굉장히 내가 좋아하는 느낌이었고 B급 정서가 물씬 풍겼다. '베테랑'은 할리우드 영화 '본' 시리즈 같은 느낌이라면 치외법권은 주성치 영화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 액션을 너무 공들여 찍은 것 같다.(웃음) 코믹이지만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도 있고 여러가지가 퓨전 음식처럼 잘 버무러진 것 같다.

-액션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준비 과정은 어땠나.

액션 연습을 체계적으로 못했다. 액션스쿨을 촬영하기 한 달 전부터 다니려고 했는데 계속 연기가 돼서 결과적으로는 두 번 밖에 가지 못했다. 집에서 매일 발차기 연습을 했는데 뼈에 무리가 갔다. 갈비뼈에 금이 갔는데 그런지도 모르고 담이 걸린 줄만 알았다. 한 달이 지나도 안 낫길래 병원에 가니 갈비뼈에 금이 갔더라. 부상인지 몰랐던 부상투혼이었다.(웃음)

-이번 작품을 통해 액션에 대한 매력을 느낀 것 같다.

액션이 너무 재밌더라. 처음이다 보니 어떻게 나올게 될 지도 궁금했다. 다음에는 코믹 액션 영화를 해보면 좋은 것 같다. 멋있게 액션 연기를 하는 것 보다는 약간 코믹도 들어가는 것이 정말 재밌는 것 같다. 그 전까지는 액션 영화를 쉽게 생각했는데 찍는 게 생각보다 힘들다. 하지만 촬영하는 재미가 있고 보는 사람도 재밌는 것 같다.

 

-데뷔 초 멋있고 로맨틱한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것에 비해 최근 작품들은 멜로와 거리가 멀어졌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공모자들' 이후로 로코물이 잘 안들어오는 것 같다. '공모자들'이 내 인생을 바꿨다. 김홍선 감독님께 '다시는 나를 부르지 말라'고 했다.(웃음) 원래는 무겁고 진지한 영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실화를 다룬 영화같은 경우 보기가 불편해서 좋아하지 않는데 '공모자들'은 감독님이 직접 쓰신 편지 두 장에 넘어가서 찍었다. 그게 마음을 움직이더라. 그 작품 이후로는 들어오는 작품들이 로맨틱과는 거리가 멀어진 것 같다.

-모든 걸 내려놓고 완전한 코믹 배우로 변신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심지어 속옷만 입은 채로 완전히 망가졌다.

이번 역할이 정말 재밌었던 것 같다. 파티하는 신이 첫 크랭크인이었다. 처음부터 속옷바람으로 파티를 해야하는데 걱정이 많았다. 처음엔 어색했는데 나중엔 재밌고 좋더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한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한 장면을 참고 했다. 원래는 베드신이 아니었는데 다음 날 아침 모습만 나오는 거였는데 뭔가 부족한 것 같더라. 15세 등급을 감안해서 나만 벗는 걸로 했다. 결과물을 보고 모두 만족했다.

-올해 30대에 접어들었다. 30대 배우로서의 첫 해를 잘 보낸 것 같나.

잘 보냈다. 남은 반년도 잘 보내고 싶다. 군대를 일찍 갔더라면 좋았을 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랬더라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수도 있고 이 일을 안 했을수도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후회는 없다. 작품을 하지 않을 때의 일상 생활도 너무 즐겁게 보내고 있다. 집에서 요리프로그램들을 보면서 요리도 따라해보고 발굴도 해본다. 얼마 전부터는 영어를 배우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 될 확률이 높겠다. 소감이 어떤가.

작품을 선택할 때 전적으로 내 의견에 의해 선택하는 편이다. 지금 하고 싶은 작품도 없고 다른 작품을 하고 싶다고 해서 그 작품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라면 이게 마지막이지 않을까. 지금은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가 너무 기대가 된다. 나이가 먹을수록 시간이 지나는 게 싫지 않고 점점 기대가 되는 것 같다. 아이같은 면도 자연스럽게 벗어질 거고 좀 더 남성스러워지지 않을까. 살만 찌지말고 듬직해져서 돌아왔으면 좋겠다.(웃음)

(사진=권희정 기자)

OBS플러스 김수정 기자 ksj@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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