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김 씨의 가짜면허는 보건소 두 곳을 비롯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도 버젓이 등록돼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요?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의사면허 관리 시스템이 이런 황당한 일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정주한 기자의 단독보도 입니다.

【리포트】

김 씨의 가짜 의사면허는 2013년 6월과 이듬해 2월 인천과 경기도 시흥 소재 보건소에 각각 제출됐습니다.

의료법에따라 병원은 의사를 채용한 뒤 보건소에 신고하게 돼 있는데, 보건소는 김 씨의 면허가 위조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전산망인 '새올행정시스템'에 서류 내용을 입력만 할 뿐 따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싱크】보건소 관계자
"입력할 때 그 사람이 중복돼서 다른데 의사로 돼 있냐 그거는 확인은 할 수 있어요. 속이려고 작정하고서 했다고 하면 (못한다.)"

보건소 관계자들은 현행 시스템에 문제가 많아 진위여부 검증이 어렵다고 고백했습니다.

【스탠딩】정주한
현행 전산망은 신고된 의사면허가 전국 단위로 조회가 안 된다는 허점이 있어 악용될 우려가 높습니다.

실제 김 씨는 경기도 일산에서 개업중인 여의사 명의를 도용했지만, 전국과 시도단위 전산망 연동이 안 돼 있어 도용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겁니다.

보건소 측은 보건복지부에 개선을 건의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파악되니 내버려두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합니다.

【싱크】보건소 관계자
"불안해서 복지부에다 얘기를 했어요. 심평원에서 걸러지니까 일선에서는 하라."

【싱크】복지부 관계자
“당연히 심평원은 두 말할 것도 없이 걸러지는 거고 거기는. 보건소도 (신고) 받으면 확인을 해야죠. 결격사유가 없는지.”

하지만 심평원 전산망도 구멍이 나있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김 씨의 면허가 심평원에도 2주 가까이 등록돼 있었던 겁니다.

【싱크】심평원 관계자
"면허를 도용해서는 우리가 막을 방법은 사실 없죠. 안 내고 청구 안하면 그 뿐이죠 모르죠. 우리는 모르죠."

오히려 김 씨의 사례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싱크】심평원 관계자
“이런 게, 어떻게 이런 내용이 알게 됐죠? 야 X 때리는 X네 이거.”

결국 정부의 면허 관리 시스템은 가짜 면허를 걸러내지 못했고, 이 때문에 살릴수 있는 환자가 숨진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보건당국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OBS 뉴스 정주한 입니다.

<영상취재: 정형민/ 영상편집: 정재한>

  • OBS 뉴스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32-670-5555
  • ▶ 이메일 jebo@obs.co.kr
  • ▶ 카카오톡 @OBS제보
저작권자 © OBS경인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