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정솔희 기자] DSP 소속 윤채경과 조시윤은 Mnet '프로듀스101' 첫 회에서 가장 먼저 얼굴을 비춘 연습생들이다. 101개의 의자가 기다리고 있는 세트장에서 두 소녀는 당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의자가 채워질수록 움츠러 들 수밖에 없던 두 소녀가 반짝였던 건 역시나 무대였다.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더욱 단단하게 나아가는 두 사람을 보며 시청자들은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순위에 따라 떨어져야 하는 잔인한 룰 때문에 두 사람은 안타까운 이별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듀스101'을 만나기 전까지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야했던 소녀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홀로 남은 윤채경은 조시윤의 몫까지 채우기 위해 더욱 열심히 연습에 매진했고, 떠나야했던 조시윤은 윤채경이 꼭 11인에 합류하길 바라며 진심으로 응원했다.

윤채경과 조시윤, 두 사람은 101명의 소녀 중에서 최종 11인에 들지 못했다. 분명 아쉬움은 남아있다. 하지만 소녀들에게 '프로듀스101'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의미했다. 기나긴 연습생 생활은 이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이들이 왜 이 길을 선택했었는지에 대해 까맣게 잊어버리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프로듀스101'을 통해 무대 위에서 빛나고 싶은 자신의 꿈을 되찾았다.

'프로듀스101'이 끝난 후 만난 두 사람은 탈락의 아픔에 슬퍼하지 않았다.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많은 관심에 큰 부담을 느끼지도 않았다. 지금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고 그렇게 하나씩 해나가고 있을 뿐이었다. 여전히 그들에게 데뷔란 확신없는 물음표였지만 밝은 미소로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었다.

이하 윤채경, 조시윤과 나눈 일문일답

-'프로듀스101' 어떻게 도전하게 됐나. 두려움도 컸을 것 같다.

윤채경 "처음 회사에서 권유 받았을때 생각이 많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했었기 때문에 또 나와서 잘할 수 있을까란 부담감도 컸다. 101명이라는 친구들 사이에 있다는 것 자체가 겁이 나더라. 회사랑 의논하면서 생각해보니 나가면 뭐라도 배우겠구나라는 생각에 참여를 결심하게 됐다"

조시윤 "초반에는 '그냥 한 번 해보자', '에라 모르겠다' 이런 심정이었다. 일단 저지르고 본 것 같다(웃음)"

-'프로듀스101' 첫 회에서 가장 먼저 등장했다. 소감은 어땠나?

윤채경 "다시 돌아갈까 생각했다. 의자 101개가 보이는데 진짜 여기에 사람이 다 앉는다는게 말이 되나 싶더라. 상상이 안갔다. 세트장에 9시쯤 들어갔는데 그 다음 날 9시에 나왔다. 하루종일 의자에 앉아 있었다. 졸다가 깨다가 그랬다(웃음)"

조시윤 "우리 의상이 민소매라서 너무 추웠다. 그때 상상하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플레디스 연습생들 보고 길쭉길쭉한게 '플레디스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프로듀스101' 화려한 트레이너 라인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을 꼽자면?

윤채경 "선생님들 모두 기억에 남는다. 배윤정 선생님이 겉으로는 세보일 수도 있는데 여리시다. 촬영 끝나고 나면 눈물도 많고 잘 우신다. 반전 매력이 있으시다. '언니가'라고 하시는데 귀엽다(웃음). 친근하고 좋은 것 같다. '양화대교'때 제아 선생님께 도움을 많이 받아서 정말 감사드린다"

-조시윤이 먼저 '프로듀스101'을 떠나게 됐다. 아쉬움도 컸을 것 같은데?

조시윤 "그때는 앉아 있을 때도, 위에 있을 때도 항상 떨렸다. 딱 (윤)채경이 이름이 불렸을때 엄마같은 마음이 들었다. 많이 아쉽기도 했지만 채경이를 응원해주고 싶었다. 채경이를 꼭 11인 안에 들게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더 열정적이게 됐다"

-윤채경은 '프로듀스101'에서 '빚채경'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윤채경 "처음에 몰래카메라일까 생각했었는데 점점 상황이 악화되니까 멘붕이 왓다. 내 말은 아무도 안 들어주실 것 같고 해서 오열했다. 몰래카메라 때문에 아무도 못 믿게 됐다(웃음). 그 후로 불쌍하다는 이미지가 심하게 박혔다. 이래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컸는데 이런 캐릭터가 내가 최초더라. 팬분들도 만나면 '채경아, 빚 갚자!', '대신 빚 갚아줄게!'라고 하신다. 감사하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이 궁금하다. 첫 인상은 어땠나?

윤채경 "연습실과 연습실 사이에서 이동하다가 처음 얼굴을 봤다. 그때는 연습생인지도 몰랐다. 새로운 연습생이라고 소개받았는데 귀밑 3CM 머리에 검정색 후드 짚업, 검정색 가방을 매고 왔다. 무표정으로 쳐다보는데 뭐가 잘못한 줄 알고 살짝 긴장했다"

조시윤 "그날이 기억난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낯선 곳에 있으니까 웃지도 못하고 굳었다. 연습실에 처음 들어가고 '어떻게 버틸까'라며 하루만에 나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지금까지 5년 동안 버텨온게 너무 신기하다. 초반에 나를 본 선생님들도 다 그렇게 생각하셨을 거다(웃음)"

-얘기하면 할수록 방송때와는 다른 매력들이 보이는 것 같다. 서로가 보는 실제 성격은 어떠한가?

조시윤 "(윤)채경이는 인터뷰할때는 점잖아지는 것 같다. 활발한 편인데 이렇게 점잖아지는게 신기하다. 공과 사 구분이 뚜렷한 것 같다(웃음)"

윤채경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조)시윤언니는 똑같이 엉뚱하다. 그리고 솔직한 편이다. 여기까지만 말하겠다(웃음)"

-어떻게 가수를 꿈꾸게 됐나?

윤채경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이런 쪽으로 키워주시고 싶었던 것 같다. 사진도 많이 찍으러 다니고 아역배우 오디션도 보러 다녔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중학교때는 댄스도 배우러 다니고 동아리도 들어가서 활동하다 자연스럽게 오디션을 보게 됐다"

조시윤 "중학교때 가수 분들의 무대를 보고 가수가 되고 싶었다. 빅뱅 선배님들의 '거짓말'을 보고 너무 멋지다고 생각하면서 꿈을 키운 것 같다. 그러다 고1 마지막쯤에 캐스팅돼서 DSP에 들어오게 됐다"

-조시윤은 '선암여고 탐정단'에서 왕따 역할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아보고 싶나?

조시윤 "왕따 역할만 빼고 다 좋다(웃음). 당시 도전했을때 맞는 신이 많았다. 다음 날 목 디스크가 왔다. 온 몸이 마비된 줄 알았다. 이러가 진짜 죽는거 아닌가 싶더라. 다음에는 어떤 역할이든 좋지만 맞는 건 피하겠다"

-나에게 '프로듀스101' 이란 어떤 의미인가?

윤채경 "생각을 많이 바꾸게 해준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연습만 오래하다보니 생각이 어두워져있었다. '프로듀스101'하면서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고 여러 장르에 도전하다보니 이런 것만 할 수 있던게 아니구나라는 자신감도 생겼다"

조시윤 "가수의 꿈에 좀 더 확신을 갖게 해준 프로그램이다"

(사진=권희정 기자)

OBS플러스 정솔희 기자 hwasung654@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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