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80년 만에 중부지역 일대 기록적인 폭우 속 서울에 곳곳 깊은 생채기와 같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서울에 115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린 탓일까.

인천도 경기도에도 비 많이 내렸지만 주택과 선로침수, 토사 유출, 이재민 수 등에서 서울 피해가 더 큽니다.

[오세훈 / 서울시장: (재해대책본부에 가면은 비가 오던지 가물었을 때 쓰는 모든 장비가 있다고. 저 사람들 시켜서 그 일을 해. 여기 끌고 다니지 말고, 자네는.) 자, 말씀드리세요. 설명해드리세요.]

오세훈 시장, 수해 현장 찾았다가 곤혹 치렀는데 오 시장이 곤혹스러운 건 이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시 올해 수방 및 치수 예산은 4천202억으로 지난해 대비 17.6% 축소됐는데 오 시장 탓만은 아닙니다.

서울시, 애초 4천450억 예산 편성했는데 민주당이 다수였던 지난 시의회에서 248억 삭감됐습니다.

최근 추가경정예산 통해 292억 배정했지만 뒤늦은 조치였던 거죠.

여기에 상습 침수되는 강남 일대 해결하겠다고 서울시가 투입한 1조4천억 효과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또 지대 낮아 서초와 역삼에서 내려온 물이 고이는 강남 지형 조정 공사가 예산 등의 문제로 2024년으로 연장됐다는 사실도 논란입니다.

그런데 예산만 탓할 수 없습니다.

반포천 유역 분리 터널은 이십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폭우에 초점 맞춰 소용이 없었던 건지,

서울시 안전총괄실 실·국장 모두 공석인 건 안전 무신경 증거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어제저녁 밤부터 수위가 많이 올라왔구나. (네네네. 여기까지 찼어요, 여기까지.) 아, 근데 여기 어떻게 여기 계신 분들 미리 대피가 안 됐나 모르겠네.]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과 상도동에 거주하던 여성이 참변을 당했습니다.

집 밖으로 물 차올라 문이 열리지 않자 어머니는 구조를 요청했고 이웃들이 나서 방범창 뜯어내며 사투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열 살 아이가 양동이로 빗물을 받고 있었다.

주민들은 고개를 떨궜습니다.

[장영자 / 서울시 서초구(2011년 11월 21일): 산에서 내려왔어요, 물이…. 사람 죽었지….]

[송복순 / 우면산 산사태 유가족(2014년 3월 13일): 우리 아들 첼로 했습니다. 24살에 그렇게. 어떤 잘못 했습니까.]

2010년과 2011년 강남역 일대가 물에 잠기고 그해 우면산 산사태로 열여섯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오 시장, 잊었을 리 없습니다.

피해가 반복되는 한 우리 중 그 누가 다음 피해자가 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죽음을 문밖에 두고 살 순 없습니다.

[폭우 피해자: (쓰레기가) 둥둥 뜨는데 무섭더라고, 그래도 그사이를 차들이 지나가니까 유리고 파편이고 다 깨져가지고….]

[장재범 / 서울시 관악구: 물이 찼는가 안 찼는가 행정기관에서 와서 점검도 하고 여기 좀 봐줘야죠. 너무하잖아요, 너무해. 잘못됐어요.]

2030년 한국의 5% 이상이 물에 잠기고 332만 명이 침수 피해를 보고 김포공항도 침수된다.

대한민국 기후위기, 수도에서부터 시작됐다는 국제 환경단체의 발표, 이미 작년 일입니다.

오 시장, 송구하다 고개 숙일 때 아닙니다.

예상치를 벗어난 물 폭탄은 언제든지 들이닥칠 수 있는 만큼 수해 대책 다시 세우고 재해 앞 더 약자가 되는 취약계층 보호 방안을 내놓을 때입니다.

앵커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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