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우는 아이들'…갈 곳 없는 학대 아동

2017-09-11     김장환

【앵커】
아동 학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부모에게 학대를 당한 아이들이 머무르는 쉼터가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된 보호와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김장환 기자입니다.


【기자】

학대아동쉼터에서 지내는 이 12살 어린이는 심리치료 등을 통해 부모에게 받은 학대의 상처를 씻어내고 있습니다.

쉼터에 빈 자리가 없어 끔찍한 기억이 남아 있는 집에서 한 달 정도 대기했는데 그나마 운이 좋아 입소가 가능했습니다.

현재 학대 아동 보호쉼터는 전국에 55곳, 한 곳당 정원이 7명이라 수용가능인원은 400명 정도입니다.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1만8천여 건인 걸 고려하면 대부분의 피해 아동들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셈입니다.

[황은희/피해학대아동쉼터 원장: 아이들이 점점 상처의 수준이 높아지는 거예요. 폭력성도 더 심해지고 조울증 증세도 보이고….]

정부의 예산 지원이 부족하다보니 자치단체가 공간을 마련해줘도 운영자를 찾기 힘듭니다.

서울에도 올해 처음 쉼터 2곳이 문을 열 계획이지만 아직 운영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보육사들의 처우도 열악해 오래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저 임금에 못 미치는 급여에 인원도 모자라 사명감으로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류승기/보육사: 아이가 7명인데 7명의 식사를 준비해야고요. 7명분의 빨래를 매일해야고요.]

【스탠딩】
학대 아동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갈 곳이 없는아이들, 정부의 무관심 속에 아이들은 어쩌면 또 다른 학대를 받고 있는 건 지도 모릅니다.

OBS 뉴스 김장환입니다.

<영상취재: 조성범/ 영상편집: 김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