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써머리] 파산 에어 베를린 조종사 집단 병가…결항 속출

2017-09-14     김상경

【앵커】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독일 항공사 '에어 베를린'의 조종사들이 집단 병가를 내면서 운항편 취소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분할 인수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고용 승계가 여의치 않자 이에 항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써머리 김상경 뉴스캐스터입니다.

【뉴스캐스터】

독일 베를린의 테겔 공항.

독일 항공사 에어 베를린의 탑승 수속 카운터 앞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전날 소속 조종사 1천500명 중 200여 명이 집단 병가를 내는 바람에 이날 항공편 110여 개가 돌연 취소된 겁니다.

[네로 브란든버그 / 승객: 너무 화가 납니다. 우리를 완전히 바보 취급하는 거죠. 이렇게 세워놓고 조종사들이 무더기로 병가를 냈다는 게 말이 됩니까.]

현재 파산 절차에 들어간 에어 베를린의 분할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데다, 고용 승계도 여의치 않자 조종사들이 이에 집단으로 항의하는 것입니다.

이튿날에도 조종사 150명 정도가 집단 병가를 이어가 30여 항공편이 또 결항했습니다.

[조세핀 잭슨 / 호주인 베를린 방문객 : 다행히 우린 안에 들어와 있지만 청사 밖까지 줄 섰어요. 베를린에 예정보다 더 머물러야 겠네요.]

집단 병가는 에어 베를린의 인수 의향서 제출 시한 마감인 15일을 며칠 앞두고 발생한 것입니다.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는데 조종사들이 상황을 오히려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안드레아 날레스 / 독일 노동부 장관: 조종사들의 이기적 행동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회사가 더한 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일부 조종사가 직원 8천 명을 인질로 잡아선 안 됩니다.]

독일 교통부도 조종사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 독일 교통부 장관: 모두 얼른 정신 차리고 항공기 운항을 정상화할 것을 호소합니다.]

최근 에어 베를린은 적자에 시달려왔습니다.

지난 2년간 손실 규모가 12억 유로, 1조 6천억 원에 달합니다.

급기야 지난달 최대 주주인 아랍에미리트 국영 항공사 에티하드가 재정 지원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파산 신청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 등이 에어 베를린의 부분 인수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독일 연방정부는 항공편 결항 대란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승인 하에 에어 베를린에 1억5천만 유로, 2천 20억 원을 긴급 대출해 주기로 했습니다.

이써머리 김상경입니다.

<영상편집: 이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