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명불허전'] 현기영 소설가 "망각은 불의에 굴복하는 것"

2017-10-12     조연수

[OBS플러스=조연수 기자] 현기영 소설가가 망각은 불의에 굴복하는 것이고 정의를 세우기 위해 우리는 망각에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방송되는 고품격 명사토크쇼 OBS '명불허전'에  현기영 소설가가 출연해 그동안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현기영 소설가는 1941년 제주도에서 태어나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20여 년간 교직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19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아버지'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순이 삼촌'(1979) '아스팔트'(1986) 는 4·3의 비극을 '변방에 우짖는 새'(1983)는 80년 전 방성칠, 이재수의 난을, 60년 전 잠녀들의 항일투쟁을 그린 '바람 타는 섬'(1989), '마지막 테우리'(1994), '누란'(2009), 산문집 '젊은 대지를 위하여', '바다와 술잔',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 등을 발표했다.

제5회 신동엽문학상, 제5회 만해문학상, 제2회 오영수문학상, 제32회 한국일보문학상, 제12회 아름다운 작가상을 수상했다. 제주4.3연구소 소장, 사단법인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과 제 11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을 역임했다. 

# 역사 속에 방치됐던 제주도의 아픔을 되살려내다 

명실 공히 제주와 4·3문학을 대변하는 작가로 자리매김 된 현기영.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 소설을 살아온 작가는 7세 때 130여 개의 마을 전체가 군 토벌대의 초토화 작전으로 인해서 전부 소각된 것을 목격했고 제주 4·3사건을 목도했다. 중학교 때부터 글쓰기에 재능을 보인 현기영 작가는 유신시대가 시작될 때 자신이 겪었던 제주 4·3사건을 세상에 알리지 않고는 어떤 글을 쓸 수도 없다고 생각, 제주 4·3사건을 세상에 처음 알리는 '순이 삼촌'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설 출판 이후 보안사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고 판금조치를 당하며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모진 풍파 속에서 1년 반의 허송세월 끝에 다시 일어나 제주 4·3사건의 이야기를 다시 쓸 수 있었던 원동력과 이후로 4·3문학을 대변하는 작가로 자리매김될 때까지의 이야기를 '명불허전'에서 털어놓는다. 

#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 

올해로 77세인 현기영 소설가는 노년은 도둑처럼 슬그머니 갑자기 온다며 인생사를 통해 노년처럼 뜻밖의 일은 없고 아등바등 사느라고 늙는 줄 몰랐으며 작가 또한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생명의 법칙을 거부해 보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나이 듦의 수용은 인생을 속 깊이 이해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고 글 쓰는 자가 어떠한 비극, 어떠한 절망 속에서도 인생은 아름답다고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독자에게 확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각성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동안 나이 듦에 대한 고찰을 하며 내린 현기영 소설가 나름의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와 늙음을 접하면서 오는 인간으로서의 소설가로서의 슬픔, 상실감과 또 그것을 받아들이며 생기는 변화, 그리고 노경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명불허전'에서 털어 놓는다. 

한편 현기영 소설가의 이야기는 15일 오후 9시 10분 OBS '명불허전'을 통해 방송된다. 

(사진=OBS '명불허전')

OBS플러스 조연수 기자 besta127@o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