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연정 성사시켰지만…사민당 슐츠 쓸쓸한 퇴장

2018-02-14     김미애

【앵커】

이달 초 독일 정부는 대연정에 성공하면서 한숨 돌릴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정작 이 대연정 성사의 일등공신이었던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대표는 쓸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연정에서 약속받았던 외무장관 자리도 내려놓고 당 대표직에서도 물러났습니다.

【기자】

독일 사회민주당 대표 마르틴 슐츠가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습니다.

[마르틴 슐츠 / 사민당 대표 : 오늘부로 당 대표직에서 사임하겠다는 뜻을 당 지도부에 전달했습니다.]

사민당은 이달 초 대연정 협상을 통과시킨 뒤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습니다.

문제가 된 것 중 하나는, 슐츠의 외무장관 내정이었습니다.

유럽에서 영향력이 큰 독일에서, 외무장관은 매우 중요한 자리입니다.

특히 유럽 연방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던 슐츠는, 외무장관에 올라 강력한 EU 통합 행보를 보이며, 유럽의 주요 정치인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하지만 메르켈 4기 내각에서 장관직을 맡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에, 외무장관직 수락은 슐츠를 ‘믿을 수 없는 정치인’으로 만들었습니다.

[크리스티안 페츠시크 / 쾰른 시민 : 메르켈 총리와 함께 일하지 않겠다던 슐츠 대표가 이제 와서 말을 바꾸고 가브리엘을 밀어내다니 할 말을 잃었습니다.]

여기에 당 동지이자 현재 외무장관인 지그마어 가브리엘까지 존중심이 없다며 비난에 동참했습니다.

슐츠는 결국 외무장관직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민당이 보인 혼란스러운 모습은 유권자를 실망시켰습니다.

당 지지율은 16.5%,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슐츠의 정치적 역량에는 의문부호가 붙었습니다.

[피터 마투쉐크 / 독일 여론조사기관 포르자 조사원 : 사민당 지지자들과 유권자들은 사민당의 내분에 신물을 내고 있습니다.]

결국 슐츠는 외무장관과 당대표 모두를 내놓아야 했습니다.

대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유럽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었던 슐츠.

하지만 일관성없는 행보와 부족한 지도력을 보이며 쓸쓸히 퇴장하게 됐습니다.

obs뉴스 김미애입니다.

<구성: 송은미 / 영상편집: 용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