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고소하자 화형, 여고생 죽음에 공분

2019-04-24     이꽃봄

【앵커】

방글라데시의 한 여고생이 자신을 성추행한 교장을 고소했다는 이유로 화형당하는 참사를 당했습니다.

참혹한 소식에 분노한 수천 명의 시민이 거리로 뛰쳐나와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아나운서】

방글라데시 소녀 누스랏 자한 라피의 장례식.

끝도 없는 조문 행렬이 이어집니다.

이슬람 학교에 다니던 평범한 19살 학생이었지만 교장의 성추행을 알렸다가 화형이라는 끔찍한 죽임을 당했습니다.

[모하마드 무사 / '누스랏' 아버지 : 딸의 죽음과 관련해 정부가 정의를 실현해 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누스랏이 교장에게 수차례 성추행을 당한 것은 지난달 27일입니다.

간신히 도망쳐 나와 가족들의 도움으로 교장을 고소하는 데 성공했지만,

조사를 나온 경찰이 촬영한 누스랏의 얼굴이 지역 언론을 통해 공개되며 고소를 취하하라는 협박이 계속됐습니다.

[메스바 카말 / 다카대학교 교수: 방글라데시의 부패 정치인과 반여성주의 정치인, 행정 조직 간에는 암묵적인 동맹이 존재해 왔습니다.]

결국 교장 일당은 누스랏을 학교 옥상으로 유인한 뒤 불을 이용해 목숨을 빼앗았습니다.

보수적인 방글라데시에서는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해도 함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누스랏이 당당하게 거절하자 이 같은 일을 꾸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누스랏의 죽음에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항의했고 SNS에서는 미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범인 중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라며 엄벌을 약속했고,

경찰은 사건에 연루된 15명을 체포하고 이 가운데 7명은 살인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월드뉴스 김준호입니다.

<구성 : 이꽃봄 / 영상편집 : 이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