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돼지열병 발병…양돈농가들 '사투 속 허탈'

2019-09-26     강병호

【앵커】
오늘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지 열흘째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고 있지만, 원인 규명은 오리무중이어서 돼지농가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데요.
특히 발병 농가와 주변 중점관리지역 농가들은 끝모를 사투에 망연자실한 모습입니다.
강병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달 17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돼지농장입니다.

발병 열흘째. 겉으론 평온한 듯 보이지만, 농장 안에선 사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키우던 2천4백여 마리를 매몰한 탓에 축사는 텅텅 비었고,

외국인 근로자 3명을 포함해 농장에서 일하던 6명은 열흘째 이동이 제한됐습니다.

[농장주 : 못 나와요. 지금 나오면 안 되죠. 식사는 뭐 배달해서 먹고 있어요. 완전히 감옥생활이에요.]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지역 4개 농가를 합치면 20명 가까이가 농장에 사실상 갇힌 셈입니다.

중점관리대상에 들어간 다른 농장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분뇨도 외부 반출이 안돼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급한대로 통을 사다 분뇨를 모으기는 하지만 더이상 버티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농장 관계자 : 심각하죠, 지금. 그래서 임시로 보조탱크 이런 걸 구입해서 거기에다 저장을 하고….]

더 큰 걱정은 언제까지 견뎌야 하는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야생 멧돼지다, 하천이다, 이제는 곤충 이야기까지 나오지만 방역당국은 뾰족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농장주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가 일단락되더라도, 치료약도 없고 재발되지 말라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생업을 이어갈 수 있을 지가 걱정이 더 큽니다.

OBS뉴스 강병호입니다.

<영상취재 : 유병철 / 영상편집 : 장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