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총선 '녹색 정당 약진', 기후 변화 체감

2019-10-21     이꽃봄

【앵커】

요즘 세계 곳곳에 멍들고 있는 기후변화가 이번에는 정치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위스 총선에서 기후변화 대책을 공약으로 내세운 녹색 정당들이 약진하며 국회 의원석 색깔을 바꿨습니다.

【아나운서】
현지시간 20일 실시된 스위스 총선의 주인공은 단연 '녹색 정당'이었습니다.

녹색당과 녹색자유당이 각각 28석과 16석을 확보하며, 기존 의석의 두 배를 뛰어넘는 그야말로 약진을 보였습니다.

[레굴라 리츠 / 녹색당 대표: 환경에 반하는 경제활동을 더는 유지해서 안 된다는 사실을 스위스 국민들이 깨달은 거죠.]

이 같은 변화를 이끈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기후변화입니다.

두 정당은 그동안 줄곧 기후변화 대책을 공약으로 내걸어 왔습니다.

스위스가 세계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기온이 오르면서 스위스 국민들은 기후변화를 최전선에서 느끼고 있습니다.

스위스에서 유명한 피졸 빙하는 원래 크기의 80~90%를 잃었고 강설량이 줄면서 스키장 등 겨울스포츠산업 피해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는 녹아내린 빙하 물에 호수가 넘쳐흘러 주민들이 긴급하게 대피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피부로 느껴지는 기후 변화에 지난 9월 수도 베른에서 열린 대응 촉구 시위에는 근래 최대 규모인 10만 명이 모였습니다.

[안자 / 대학생: 더는 잃어버릴 시간도 변화할 것도 없어요.]

이제 관심은 녹색 정당들이 연방 정부에 각료까지 낼 수 있을지 여부.

정당 간 득표율에 따른 합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무리라는 판단이 우세합니다.

다만 그동안 소외당하던 녹색계열 정당들이 대거 의회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정치변화는 이제 곧 시작이라는 지적입니다.

월드뉴스 김준호입니다.

<구성 : 이꽃봄 / 영상편집 : 이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