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보 오키나와 슈리성 '화재로 전소'

2019-10-31     이꽃봄

【앵커】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인기 관광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슈리성이 화재로 전소했습니다.

연기처럼 사라지는 역사를 지켜봐야만 했던 주민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아나운서】

밤이 짙어야 할 새벽 2시 40분.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 일대가 낮보다 환하게 밝혀졌습니다.

인기 관광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슈리성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정전 내부에서 시작된 불은 목조 건물을 불쏘시개 삼아 무섭게 타올랐습니다.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차 30여 대가 출동했지만 시뻘건 화염이 내뿜는 강력한 열기에 곧바로 현장으로 접근하지 못하며 다른 건물까지 불이 번졌습니다.

[오키나와현 소방대원: 먼저 도착한 소방대가 왼쪽에서 시작된 불길이 본관인 정전을 덮쳤다고 알려왔습니다. 그리고 불길은 북전과 남전으로 번졌습니다.]

화재는 오늘 오후 1시 30분까지 11시간가량 이어졌고 정전과 북전, 남전 등 7개 건물을 잿더미로 만든 후에야 꺼졌습니다.

사실상 전소입니다.

14세기 말 지어진 슈리성은 오키나와의 옛 독립국이었다가 일본에 강제 병합된 류큐왕국의 상징이었습니다.

일본 국보로 지정됐지만 태평양전쟁 중 소실됐다가 재건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습니다.

지난 27일부터 류큐왕국 시대를 재현하는 축제가 열리고 있었는데 화재가 났을 때도 행사 준비가 이뤄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 찬란했던 문화를 되살리려던 오키나와 주민들은 연기 속으로 사라진 역사에 망연자실했습니다.

[오키나와 주민: 이렇게 심하게 타버린 줄은 몰랐어요. 오키나와의 중요한 일부가 소실되어 매우 안타까워요.]

2008년 숭례문 화재 당시 우리나라의 문화재 화재 방지 체계가 허술하다며 자신들은 절대 그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자신했던 일본.

하지만 불연히 찾아온 화재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월드뉴스 김준호입니다.

<구성 : 이꽃봄 / 영상편집 : 이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