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교도소, 새끼양과 함께 행복한 수감자

2019-11-14     송은미

【앵커】

교도소는 죗값을 치르는 곳인 동시에, 출소한 뒤 사회와 어울리는 법을 배우는 곳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교화 프로그램이 중요한데요,

호주의 한 교도소는 새끼 양으로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새끼 양들이 힘차게 뛰어노는 이곳은 다름 아닌 교도소입니다.

새끼 양을 반갑게 맞아주고 젖을 먹여주는 이들도 양치기가 아닌 교도소 직원과 수감자들,

호주에 있는 이 교도소는 주변 목장과 협력해 함께 양을 키우고 있습니다.

[줄리아 길로이 / 교도소 감독관 : 교도소 특성상 정기적으로 밖에 나가 농가를 돕기 어렵기 때문에 교도소로 양을 데려오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농가와 수감자 모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호주는 올해 극심한 가뭄과 폭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목초지가 다 말라버려 새끼 양에게 일일이 젖을 먹여야 하는데 어미 양도 사람 손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마침 목장 운영 경력이 있는 교도관 길로이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교도관과 수감자들이 새끼 양에게 젖도 먹여주고 우리도 만들어 주는 겁니다.

목장은 부족한 일손을 채울 수 있고, 수감자들은 목장 일을 배울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입니다.

[수감자 : 새끼 양을 돌보면서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에는 미처 몰랐던 나 자신을 하나하나 알아가고 있습니다. 새끼 양을 돌볼 수 있어 행복합니다.]

무엇보다 새끼 양은 삭막한 교도소에 활력과 온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새끼 양을 안는 순간, 메말랐던 감정이 되살아나고 이때만큼은 죄인이 아닌 새끼 양의 부모가 됩니다.

[수감자 : 마음 씀씀이가 넓어지고 다정해졌습니다. 새끼 양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교도소가 새끼 양을 돌봐준 대가로 얻는 것은 신선한 우유,

하지만 그보다 더 값진 생명체와의 소통, 그리고 애정을 얻고 있습니다.

월드뉴스 최지해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