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당착' 日, 수출규제 철회 명분 확보

2019-11-22     갈태웅

【앵커】
한·일 양국이 이처럼 한걸음씩 양보를 한 건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 때문으로 보입니다.
다만 수출규제 등을 둘러싼 일본의 논리가 부족하다는 점은 향후 갈등 해소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갈태웅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월, 우리 정부의 GSOMIA 종료 통보 이후 일본 입장은 한결같았습니다.

"수출규제와 GSOMIA는 별개인 만큼 연계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고수했습니다.

이는 자가당착을 인정하는 논리이기도 했습니다.

당초 수출규제 근거는 전략물자의 대북수출 우려, 즉 "안보상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였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잇따르자 "안보 불신 국가"의 정보는 받겠다는 억지를 이어갔습니다.

사태의 출발점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안보와 결부시킨 자신들의 무리수였음을 자인한 셈입니다.

때문에 일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 속에 우리 측 변화만 촉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노 다로/일본 방위상: 한국 정부에는 GSOMIA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관료들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대화를 유지하는 작업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개입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사와 무역 현안보다 한·미·일 북핵 공조가 먼저"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정부가 먼저 움직이도록 해 일본에 운신의 여지를 만들어줬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마크 에스퍼/미국 국방장관(지난 15일): GSOMIA 만기와 서울-도쿄 간의 지속적인 마찰로 이익을 얻는 유일한 곳은 평양-베이징일 뿐입니다.]

다만 "수출규제 철회"를 위한 일본의 명분이 미약하다는 현실은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습니다.

OBS뉴스 갈태웅입니다.

<영상취재: 현세진 / 영상편집: 장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