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 1주기…"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

2019-12-08     차윤경

【앵커】
1년 전 일어난 24살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망사고는 하청 노동자를 위험으로 몰아넣는 우리나라 산업 구조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요?
차윤경 기자입니다.

【기자】

안전모와 방진 마스크를 쓰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손 팻말을 든 앳된 얼굴의 청년.

태안 화력발전소의 비정규직 노동자 24살 김용균씨는 이 사진을 찍은 지 열흘만에 혼자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다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해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 804명 중 하청노동자는 약 40%.

기업의 경영 효율화란 명목으로 원·하청 구조 속에 수차례 하도급이 이뤄지고,

하청업체들이 인건비를 아끼려고 숙련도가 낮은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를 그것도 적은 수로 고용하는 게 높은 사망사고율의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아야 한단 거센 여론 속에 가까스로 통과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김미숙 / 고 김용균 씨 어머니(지난해 12월 27일): 용균아, 다음에 엄마가 너한테 갈 때는 조금 너한테 덜 미안할 거 같아. 엄마 잘한다고 얘기해줬으면 좋겠어.]

원청의 안전책임을 강화했지만 도급 규제 범위가 너무 좁고 처벌 수위는 아직도 낮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오는 수요일이면 김 씨의 사망 사고가 일어난 지 1년.

그러나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가 김씨 사건을 조사하며 내놓은 권고한 22개 안 중 17개는 진행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매일 3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숨지는 상황에서 오늘도 또 다른 김용균들은 일하다 목숨을 잃지 않을 권리를 외칩니다.

OBS 뉴스 차윤경입니다.

<영상취재 : 기경호, 이시영 / 영상편집: 공수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