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브렉시트 재정 공백 채우기 '힘싸움'

2020-02-21     송은미

【앵커】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빠져나가면서 유럽연합 재정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100조 원에 달하는 공백을 누가 어떻게 채우느냐를 두고 27개국 회원국들의 예산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리포터】

유럽연합이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장기 예산안을 논의할 벨기에 브뤼셀.

그런데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가 회의 동안 읽을 책을 가져왔다고 말합니다.

길고 지리한 회의가 될 것이라는 점을 내비친 겁니다.

[마르크 뤼테 / 네덜란드 총리 : 피아니스트 쇼팽을 다룬 새로운 전기를 들고 왔습니다. (읽으시게요?) 네, 그럴 생각입니다.]

이번 장기 예산안 회의는, 영국이 빠져나가면서 7년간 100조 원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지난한 협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본 방침은 부유한 나라가 더 내고 가난한 나라는 지원금을 덜 가져가는 이른바 양 갈래 해법.

하지만 양측 모두 반발하고 있습니다.

독일과 덴마크, 스웨덴 등은 국민 총소득 대비 1% 미만에서 그치는 부담을 요구하지만, 이럴 경우 유럽연합은 곳간을 채울 수 없습니다.

[스테판 뢰벤 / 스웨덴 총리 : 연대는 중요하지만 갑작스런 분담금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말도 안 됩니다.]

반면 EU 지원금을 받는 남동부 유럽 국가는 회원국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며, 지원금 삭감에 반대합니다.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 폴란드 총리 : 폴란드는 예산 구조를 완전히 뒤바꾸거나 예산 규모를 낮추는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장기 예산안은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과 유럽의회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최종 타결까지 상당한 진통을 치를 전망입니다.

월드뉴스 이지현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