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개성 수습"…北, 월북 사건 또 악용

2020-08-06     갈태웅

【앵커】
북한이 "탈북민 월북 여파로 봉쇄된 개성 주민들을 돕겠다"며 "식량과 생활보조금의 특별지원"을 결정했습니다.
'남측 때문에 커진 피해를 김정은 위원장이 수습한다'는 모양새를 연출한 건데, 예상했던 대로 이번 사건을 김정은의 지도력 찬양과 체제 선전에 활용했습니다.
갈태웅 기자입니다.

【기자】

김정은 위원장을 중심으로 모여앉은 당 중앙위 부위원장들.

2016년 중앙비서국에서 개편된 후 처음 공개된 정무국 회의입니다.

그런데 이날 "개성에 식량과 생활보장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결정됐습니다.

"탈북민 월북에 따른 봉쇄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돕는다"는 명목이었습니다.

당장 외신에서 주목했습니다.

[TV아사히: 정부의 감염 확대 방지에 임해 국민에게 다가서는 자세를 피력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월북자가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월북을 내부 결속에 활용했을 뿐 진정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참석자들은 코로나19를 다루면서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습니다.

심각한 홍수 피해는 안건으로 상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차명도/北 형제산구역 기사장(어제): 150mm 이상의 비가 내렸습니다. 아직까지도 그냥 멎지 않고 내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로 조금만 비가 더 내리게 되면….]

그럼에도 정부는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성범죄 피의자인 '월북자 송환' 역시 말조차 꺼내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사건은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 공소시효가 정지되니까, 일단 기소 중지 상태로 문서는 검찰청 문서고에 들어있다가 나중에 잡히면 그때 다시 문서 꺼내서 수사를….]

정부는 지난해 살인죄를 저지르고 내려온 탈북민 2명을 닷새 만에 돌려보낸 전례가 있습니다.

OBS뉴스 갈태웅입니다.

<영상편집: 장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