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포커스] 물난리 속 '네탓' 여야 공방

2020-08-12     정진오

【앵커】

지난달 말 국회에선 호우 피해가 극심하다는 속보를 뒤에 두고 파안대소 논란이 일었죠.

김부겸 전 의원과 김종민 의원 역시 지역에서 가진 모임이 논란이 됐는데 두 인사 모두 "잔만 들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수해 복구 현장 사진도 논란이 됐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말끔한 옷과 신발에 비판이 제기됐는데, 현장 도착해 바로 찍은 사진이라 그렇다고 정의당은 해명했고.

진흙 범벅의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 사진은 작업을 멈추고 찍을 일이였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중인 올 여름 장마.

현재까지 발생한 이재민이 7천500여 명을 넘어섰고, 주택이나 농토 등 시설물 피해도 2만여 건에 달해 복구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정치권에선 때아닌 4대강 사업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종인 /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0일)

섬진강이 4대강 사업에 빠졌던 것을 굉장히 다행으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번 홍수를 겪으면서 결국은 그것도 잘못된 판단이 아니었나….]

[설훈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 10일)

이번에 낙동강 본류 둑이 터진 가장 큰 이유도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보가 물 흐름을 방해했기 때문에….]

섬진강 제방이 붕괴된 것도, 낙동강 강둑이 터진 것도 4대강 때문이라는 정치권. 과연 그럴까.

22조 원이 들어간 4대강 사업의 홍수 예방 효과에 대해선 지난 정부 때 효과가 없다는 감사 결과가 나온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4대강의 홍수 조절 기능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정부가 보의 홍수 조절 기능 조사를 위해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4대강 사업에 이어 산비탈에 설치한 태양광발전시설이 산사태의 원인이란 주장도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대표 (지난 10일)

온 나라를 파헤쳐 만든 흉물스러운 태양광 시설은 자연적인 홍수 조절 기능을 마비시켰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지반이 약해져 곳곳에서 산사태가 났고….]

전국 산지의 태양광 발전 시설은 1만2천721곳으로, 이 중 산사태 피해를 본 곳은 지난 10일 현재 12곳.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피해를 두고 산사태 원인으로 태양광 발전 난개발을 거론하는 것은 침소봉대가 아닐까요.

기억하십니까.

지난 2011년 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우면산 사태 등 서울과 수도권 피해가 커지자 민주당은 연일 '오세훈 인재론'으로 공세를 펼쳤습니다.

지난해 강원도 대형 산불 때도 민주당은 당시 한국당이 산불대응을 방해했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한국당은 당정의 부족한 이재민 지원을 비판하며 맞섰지요.

자연재해를 두고 정치권 이해득실에 따라 네 탓 프레임으로 활용하는 버릇. 언제 고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데요.

[권차순 / 경기도 안성시 : 약도 못 가져오고 하나도 못 가져왔어요. 내 몸만 빠져나왔어요. 별안간에 물이 들이닥치니까….]

[김진삼 / 경기도 안성시 : 선거할 때만 사람들 얼굴 비치고, 국회의원 비치고 시장 비치고….]

21대 국회에 묻습니다

지난 선거 목이 터져라 외쳤던 국민. 그 국민이 울며 분노하고 있는데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국민 불편을 해소해 좋은 세상 만들겠다던 약속, 겨우 개원 두 달 만에 그 책무를 잊은 건 아닌지 의문스럽습니다.

앵커포커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