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비즈투데이] 일진-SKC. 말레이서 '동박 전쟁' 우려

2020-09-17     양태환

중견기업 일진머티리얼즈가 "SKC의 자회사인 SK넥실리스를 상대로 자사의 핵심 인력과 기술을 빼내가려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SK넥실리스는 해외 동박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데요. 

갈등은 최근 일진머티리얼즈의 말레이시아 공장 바로 옆 부지가 SK넥실리스 해외 공장 후보지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작됐습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동박은 온도와 습도 등 기후 조건에 매우 민감합니다.

때문에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 2017년 말레이시아 투자를 결정한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불량률을 낮춰왔고, 지난해부터 공정을 안정화시키며 동박 양산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SK넥실리스가 자사 공장 인근에 동박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자 핵심 엔지니어와 숙련공, 기술을 한꺼번에 탈취하려는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는 겁니다.

[일진머티리얼즈 관계자: (SK넥실리스가) 5~10만 원 더 주며 (우리 회사의) 현지 근로자들을 채용할 거고, 여기다가 위의 한국인 간부들이 20~30명 가있어... 그 사람들한테도 1천 만~2천만 원 더 주면서 그 노하우를 빼내가겠다는...]

또한 1996년 SK넥실리스의 전신인 LG금속이 전북 정읍에 동박공장을 짓고 30분 거리에 있는 자사 익산 공장의 엔지니어와 숙련공 15명을 데려갔다며 당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강조합니다.

이에 대해 SK넥실리스 측은 고객에 대한 접근성, 전기료와 인건비 등 생산원가 절감을 고려해 최적의 입지를 찾는 중이라며, 아직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합니다.

어디에 해외 공장을 지을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력과 기술 유출을 언급하는 건 지나치다는 입장입니다.

[SKC 관계자: 저희가 여러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서 특정한 지역에 대해서 '이렇습니다'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좀 맞지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진머티리얼즈는 현지에 들어올 기업이 SK넥실리스라는 사실을 말레이시아 투자청이 직접 확인해줬고,

현지 언론을 통해 26억 링깃, 우리 돈 8천억 원이라는 구체적인 투자 금액까지 밝혀진 상황이라며 자사 담장 너머에 동박공장을 세우기 위한 계획이 상당히 진척됐다고 반박합니다.

지금까지 비즈투데이였습니다.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