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뼘 더2] 혐오시설? 문화공간!…소각장의 변신

2020-12-17     정보윤

【앵커】
앞서 보신대로 소각장 보수나 확충이 꼭 필요해졌지만, 여전히 기피시설이란 인식 때문에 사업 진척이 어려운데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소각장을 지역 생활시설로, 또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보윤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하남시 일대가 한눈에 보이는 유니온타워 전망대.

지상에서 105m, 아파트 13층 높이입니다.

소각시설의 굴뚝을 전망대로도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지상에 있던 소각장과 재활용 선별장, 음식물처리장, 하수처리장을 모두 지하로 옮긴 건 지난 2015년. 

[임국남 / 하남시 자원순환과장: 과거에 폐기물 처리 시설이 지상에 있다 보니까 민원이 너무나 많았어요. 지상에 있는 시설과 지하에 있는 조감도를 가지고 일일이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설득을 시키고….] 

하루 처리량은 음식물 68톤, 재활용 27톤, 하수 2만7천 톤. 소각은 외주 처리를 병행하는데, 하루 85톤 가운데 48톤을 자체 처리합니다. 

지상에는 물놀이 시설과 체육관을 포함한 잔디 광장이 들어섰습니다.

【스탠딩】
제 뒤로 보이는 곳은 소각장 위에 지어진 축구장 면적 10배 규모의 공원입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하루 평균 백여 명이 찾으면서 지역 주민들의 생활시설로 자리잡았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최근 3년 동안 해마다 27만 명 넘게 발걸음을 했습니다. 

지하에 있는 환경기초시설을 견학한 방문자도 5천4백 명에서 7천 명, 7천9백 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김은정 / 경기도 하남시: 여름에 심할 때는 창문도 못 열 정도였는데 지금은 거의 (안 나죠.) 강아지 산책을 시키면서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이상은 꼭 오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좋은 공기, 두 번째로는 일단 경관도 좋고….]

2010년까지 까만 연기를 뿜어내던 부천 삼정동의 소각장도 지역 주민들과 새로운 모습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스탠딩】
15년 동안 하루 2백 톤의 쓰레기가 쌓이던 아파트 13층 높이의 저장조. 지금은 각종 전시와 공연이 펼쳐지는 문화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난해 부산 영도구가 도시재생 사례를 답사하러 방문하는 등 벤치마킹 시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은미 / 부천시 문화관광해설사: 철거하는 비용만 70억이 들 정도였거든요. 어마어마하잖아요. 그래서 방치하고 있다가 어떻게 재활용할까 논의하던 끝에 문화예술 공간으로 하자 그렇게 의견이 모아졌어요.]

혐오시설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지역 주민들의 생활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소각장들.

지역사회가 상생을 위해 고민한 결과입니다.

OBS뉴스 정보윤입니다.

<영상취재: 이시영/ 영상편집: 공수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