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재발견] 변요한·김무열의 변신이 즐겁다

2021-09-14     김숙경 기자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맞는 옷이 있다. 아무리 명품이라도 어울리지 않으면 그저 그런 옷이 된다. 반면 명품이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는다면 명품 그 이상의 빛을 발한다. 

대중들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캐릭터에 몰입하며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다. 그만큼 캐릭터의 힘은 크다. 하지만 그 힘은 캐릭터와 배우의 합이 잘 맞을 경우에만 해당되지 싶다. 

배우가 맞춤옷을 입은 듯 캐릭터와 동화되는 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배우에게 있어 자신에게 딱 맞는 캐릭터를 만나는 것만큼 행운이 있을까. 매번 그 행운을 잡는 배우가 있다. 바로 변요한과 김무열이다. 

이런 두 배우가 국내 최초 보이스피싱을 파헤친 영화 '보이스'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로 만나 시너지를 제대로 만들어냈다.

변요한은 극 증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리는 한서준 역을 맡아 절실함과 처절함을 액션으로 표현하며 몰입감을 높였다. 이번 영화에서 변요한은 수많은 액션 대다수를 직접 소화해 김곡 감독과 전재형 무술감독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김무열이 연기한 '곽프로'는 보이스피싱 본거지의 에이스로 공감을 무기로 피해자들을 쥐고 흔드는 극악무도한 인물이다. 

악랄하면서도 매력적인 '곽프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김무열은 '베테랑'의 조태오, '범죄도시' 장첸의 뒤를 이을 강렬한 악역의 탄생을 알렸다. 

상대 배우가 믿고 의지하고 싶을 만큼 '믿고 보는 배우'인 변요한과 김무열. 두 사람은 '믿보배'가 되기까지 그동안 다양한 작품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해 해냈다. 

먼저 독립영화를 통해 그 가치를 인정받은 변요한은 '소셜포비아'와 '들개'를 통해 청룡영화상 신인 남우상을 수상했다. 

이후 드라마 '미생'을 통해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다양한 작품에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그런가 하면 김무열은 뮤지컬 스타에서 이제는 영화계에서 쉴 틈 없이 콜을 받고 있는 검증된 배우로 우뚝 섰다. 

김무열은 2009년 영화 '작전'으로 스크린에 데뷔 후 '은교', '연평해전', '인랑' 등에서 주연으로 활약을 펼쳤다. 2019년 '악인전'을 통해서는 생애 첫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멜로부터 코미디, SF, 스릴러까지 어떤 장르에서건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줄 줄 아는 변요한과 김무열. 차근차근 내공을 쌓으며 대표작을 넘어 보란 듯이 만개한 두 사람이 써 내려갈 또 다른 캐릭터에 벌써부터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