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X' 암살범…반세기 만에 누명 벗었다

2021-11-18     이꽃봄

【앵커】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말콤 X를 암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던 두 남성이
누명을 벗었습니다.

재조사 결과, 수사 당국이 이들의 무죄 증거를 은폐한 사실이 드러난 것인데

두 사람은 20년 넘은 옥살이를 했고 한 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나운서】

현지시간 17일 미국 뉴욕 맨해튼 지검의 사이러스 밴스 지검장은 말콤 X 암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던 무함마드 아지즈와 칼림 이슬람의 혐의를 취하한다고 밝혔습니다.

검찰과 변호인단이 해당 사건을 재조사한 결과, 당시 수사 기관이었던 FBI와 뉴욕 경찰이 두 사람의 무죄를 입증할 핵심 증거를 은폐한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밴스 지검장은 "그들은 정의로운 재판을 받지 못했다"고 사과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부당함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말콤 X는 1950년대에서 60년대까지 미국 흑인 해방 운동을 주도한 인물로 이슬람 네이션이라는 흑인 종교단체를 기반으로 과격한 백인 배척론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네이션과 관계가 틀어지며 결별했고,

1965년 대중 연설에서 3명의 괴한에게 총을 맞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수사기관은 이슬람 네이션 회원이었던 아지즈와 이슬람 그리고 무자히드 압둘 할림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살인죄로 기소했습니다.

문제는 총상을 입은 할림 외에 아지즈와 이슬람은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조차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믿을만한 알리바이를 제시했고 범행을 인정한 할림 또한 아지즈와 이슬람은 무고하다고 증언했지만 재판에서 무시됐습니다.

이들에게는 모두 종신형이 선고됐고 아지즈와 이슬람은 20년 이상 감옥에서 생활한 뒤 석방됐습니다.

그리고 무려 55년 만에 누명을 벗게 된 것인데,

아지즈는 현재 83살의 노인이 됐고 이슬람은 이미 사망한 후였습니다.

월드뉴스 김준호입니다.


<구성: 이꽃봄 /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