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뒷돈 매수…'유사' 독일 지멘스, 대응 딴판

2022-05-25     황정환

 

【앵커】
KT가 베트남에서 로비를 통해 사업을 수주해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과거 독일의 대표 기업인 지멘스도 같은 이유로 큰 과징금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두 기업의 대응은 정반대였습니다. 
황정환 기자가 비교해봤습니다.


【기자】

독일의 삼성이라 불릴 정도로 종합엔지니어링 기업 지멘스.

지난 2006년 비자금 조성과 뇌물공여 등 부정부패 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이라크 등 여러 국가 정부 관계자들에게 쓰인 뇌물만 7천억여 원으로,

당시 뇌물 살포는 지멘스의 비즈니스 모델이었습니다.

지멘스가 2008년 독일과 미국, 미 증권거래위원회 SEC 등에 물어낸 벌금만 2조 원이 넘습니다.

[김남근/법무법인 위민 변호사: 외부 그런 평가를 통해 경영 시스템을 분석하고 내부에 준법 감시 시스템을 만드는 걸 확인 받은 다음에 벌금을 8억 달러 절반 정도로 줄여서 벌금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최근 KT가 SEC에게 과징금을 물은 이유도 바로 '검은 돈'때문입니다.

【스탠딩】
KT가 베트남에서 사업을 따내기 위해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 뒷돈을 준 방법과 일치하지만 두 기업의 평가는 극명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SEC 과징금 결정을 KT 경영진은 받아들였지만 국내에선 법적 대응을 하며 책임지지 않고 있습니다.

SEC가 해외부패방지법 위반으로 판단한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에 대해선

KT는 벌금형이 부당하다며 정식 재판을 요청했습니다.

구현모 KT 대표는 재판에서 불법인줄 몰랐다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김미영/KT 새노조위원장:죄를 지은 사람들 범법자들은 당연히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벌을 받아야 되겠죠. KT 내부에서 자정 역할을 할 수 있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지멘스는 달랐습니다.

뇌물 스캔들이 터진 이후 지멘스는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CEO 등 경영진을 교체했습니다.

부패 무관용 원칙으로 준법정신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습니다.

철저한 자기반성으로 지멘스는 2017년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존경받는 1위 기업이 됐습니다.

OBS뉴스 황정환입니다.

<영상취재:한정신, 김재춘 / 영상편집:조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