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김소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2012-11-29     이정

[OBS플러스 이정 기자] '해를 품은 달' 속 달을 꿈꾸던 거울, 얄미운 윤보경이 가슴 깊숙한 곳에 아픔을 간직한 '보고싶다' 속 이수연으로 분해 대중 앞에 다시 섰다.

김소현은 이번 드라마 '보고싶다'를 통해 처음으로 큰 분량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게 됐다.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아직 경력이 많지 않아 미숙한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배울 점도 많고요. 화면에 잘 나올까 하는 두려움 반, 기대감 반으로 가득했어요. 방송 후 일일히 댓글들을 읽어봤는데 매 회 호평 뿐이어서 감사하고 또 뿌듯해요. 촬영하면서 조금 고생하긴 했지만 힘들게 찍은 만큼 보람있는 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 '보고싶다'에서는 김소현이 고생하는 장면이 유독 많았다. 피해자 가족들에게, 또 학교 친구들에게, 심지어는 친부가 행사하는 폭력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 뿐이랴. 김소현은 이 추운 날씨에 비에 흠뻑 젖은 상태로 어려운 감정 연기까지 소화해내야 했다. 덕분에 삼촌 팬들은 가슴을 부여잡고 조용히 눈물을 훔쳐야 했다. 하지만 정작 김소현 본인은 즐거웠고 또 뿌듯했단다.

"장면 하나하나가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 많았어요. 어떤 때는 계속해서 비를 맞아야 했고 어떤 때는 친구들에게, 또 피해자 가족들에게 맞기도 하고 쓰레기로도 맞고.. 이런 식이었죠. 평탄한 순간은 없었는데 힘들다고 느끼진 않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저는 그런 장면들을 찍을 때 즐겁고 행복했어요. 100% 역할에 몰입하다보니 '수연이가 이렇게 살고 있구나'가 몸으로 느껴져서 정말 슬프더라고요. 피해자 가족들한테 맞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너무 서러워서 펑펑 울었거든요. 그리고 그런 장면들을 촬영 하고 나서 생긴 몸에 난 상처들을 보면 '아 내가 이만큼 열심히 찍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더라고요"

김소현은 13살의 어린 나이임이 분명하지만 연기에 대한 크나 큰 열정 만큼은 그 어떤 중견배우에도 뒤지지 않았다. 이런 그의 연기에 대한 열정과 열정에서 비롯된 노력 덕분이었을까. '보고싶다' 방영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해품달' 이후 월등하게 성장한 김소현의 연기력에 대한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나 역시 극 중 강형준(안도규 분)으로부터 "한정우가 널 버린거다"라는 말을 듣고 가슴을 치며 오열하는 김소현의 모습을 인상 깊게 봤다.

"연기를 따로 배우지는 않아요. 연기를 어떻게 하는 지도 모르고 단지 어떻게 하면 TV에 나올 수 있는지 궁금해서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어요. 솔직히 타고난 끼는 없었고 오디션을 여러 번 보면서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김소현의 이런 노력과는 별개로 '보고싶다'는 극 초반 성폭행 소재 사용으로 한 차례 큰 홍역을 치뤄야 했다. 좀 속상했을 것 같았다.

"저는 오히려 덤덤한 편이었어요. 물론 극 중 사용된 소재는 제가 보기에도 자극적이고 또 충격적이었지만 그를 통해 수연이와 정우의 엇갈린 계기가 잘 설명이 됐고 감독님도 앞으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으셨던 것 같아요. 자극적인 모습보다는 수연이와 정우의 따뜻한 모습, 예쁜 모습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보고싶다'를 통해 첫사랑의 풋풋함부터 쓰라린 아픔까지 맛 본 김소현은 어느덧 '국민 첫사랑'으로 거듭나 있었다. 실제로 필자의 주변 남성들은 물론 김소현과 인터뷰를 진행한 수많은 남성 기자들은 '인형같다'고 입을 모아 그의 빼어난 미모를 칭찬했다. 본인 역시 최근 부쩍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고 있을까. 또 스스로는 많은 이들에 사랑받는 비결을 무엇이라 생각하고 있을까.

"거울을 보면 뛰어나게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제 외모만 보고 여성스럽다고들 생각하시는데 말도 많이 하고 털털한 성격이에요. 그래서 함께 연기한 진구오빠도 저보고 '4차원', '반전의 매력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의외의 소탈함, 그리고 털털한 모습들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김소현'하면 JYJ 박유천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두 사람은 '옥탑방 왕세자' 이후 두 번째로 한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김소현은 박유천과는 '옥세자' 이후 가끔 연락하며 안부를 주고 받는 사이라고 했지만 김소현을 '공주님'이라고 부르는 것. 박유천이 종종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남기는 글들을 보면 그가 김소현을 무척 '아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덕분에 김소현은 초반 박유천 팬들이 보내는 곱지 않은 시선을 감내해야 했다.

"처음에는 저를 안 좋게 보시는 팬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도 요즘은 '남매같다'며 좋은 말씀들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트위터를 보면 오빠 팬 분들이 오빠 프로필로 글을 많이 올려주시는데 '항상 힘내라', '고생한다'는 응원의 글들을 많이 남겨 주세요. 하나 하나 댓글은 못 달아 드리지만 다 읽고 모니터하고 있어요. 힘들고 지칠 때, 그리고 연기를 하다보면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마다 한 번씩 보면서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실망감을 안기지 않는 배우가 되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제 자신을 다잡고 많은 힘, 더불어 큰 용기까지 얻게 되요"

또한 김소현은 예쁜 외모와 더불어 대세남 박유천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는 이유로 주변 또래 친구들의 시샘 어린 시선도 경험했었다고 털어놨다.

"솔직히 처음에는 저에 대한 편견이라던지 오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에요. '쟤는 연예인인데 우리랑 놀겠어?' 이런 식으로 말이죠. 악플도 경험했고요. 그런데 워낙 성격이 친구들 가리지 않고 먼저 다가가려 노력하는 편이에요. 얘기도 많이 들어주고요. 그러면서 저에 대한 편견과 오해 풀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죠. 그래서인지 요새는 그런 친구들 많이 없어졌어요"

이제 막 연기에 참 맛을 알아가기 시작한 김소현, 그는 시청자들에 어떻게 각인되는 배우가 되고 싶을까.

"모든 부분에서 솔직한, 숨기지 않고 꾸미려고 하지 않는 순수함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대중의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보고싶다' 5회로 성인 연기자들에 바통 터치를 하게 되는 김소현은 자신에게 보내줬던 관심과 성원을 지속적으로 보내줄 것을 당부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5회로 '보고싶다' 아역 분량은 끝이 나지만 성인 분들의 새로운 그림을 더 응원해주시고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어요. 저도 이제는 시청자 입장에서 열심히 응원할게요"

"항상 응원해주시고 좋은 말씀들 많이 해주셔서 큰 힘을 얻고 있어요. 실망시키지 않고 매 작품마다 발전해 나가는 소현이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사진=박세완 기자)

OBS플러스 이정 기자 eljeong87@o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