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대장이 심리 상담…'유명무실' 상담관 제도

2014-06-30     최기성

【앵커멘트】
(남) 동부전선 GOP 총기난사 사고를 저지른 임 모 병장이 심리 상담을 제대로 받았다면 비극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 GOP 소초에서는 전문 지식이 없는 소대장이 사실상 심리상담을 맡고 있는데, 사고 부대에서는 설상가상으로 최근 2달 동안 직무대행이 맡고 있었습니다.
최기성 기자입니다.


【리포터】

총기난사 사고가 발생한 22사단 소속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은 고작 4명.

국방부가 파악한 22사단 내 관심병사는 1천800여 명이나 됩니다.

상담관 한 명당 450명을 맡아 관리하고 있는 겁니다.

최전방 부대의 심리 상담이 사실상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싱크】22사단 전역자
"(상담관이) 가끔씩 오긴 하는데 그렇게 많이는 못 보죠."

국방부은 상담관을 지난해 199명에서 현재는 246명, 오는 2017년까지 357명으로 늘릴 방침이지만, A급 관심병사만 1만7000명이라 여전히 역부족입니다.

군 관계자는 "임 병장은 지난해 8월과 10월 상담관에게 2차례 상담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6달 동안은 아예 심리 상담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전문 지식이 없는 소대장이 사실상 관심병사 상담과 관리까지 도맡고 있었습니다.

이마저도 소대장이 보직 해임된 지난 4월부터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설사 임병장이 사고를 예고할 만한 행동을 했더라도 부대원들을 잘 알지 못하는 직무대행을 맡은 부중대장이 눈치를 채 예방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GOP를 중심으로 현행 소대장 중심의 관심병사 관리 체제를 바꾸고, 상담관 수를 늘려야 유사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신인균/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연대별로 1명씩 배치한다면 그 상담사가 먼 거리에 있는 부대를 다 관리 할수 없어요. 대대별로 한 명씩은 있어야 GOP는 감당을 최소한이라도…."

유명무실한 상담관 제도와 방치되다시피한 관심병사 관리, 제2의 임병장 참극을 예방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OBS뉴스 최기성입니다.

<영상취재: 김세기,이영석/ 영상편집:공수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