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로드다큐 만남'] 어느 따뜻한 봄날, 용인 어비리 사람들 이야기

2015-03-30     조연수

[OBS플러스=조연수 기자] 물고기들이 쌀이 찐하고 해 이름 붙여진 용인 어비리. 그 곳엔 그 이름에 걸맞게 경기 제일의 크기를 자랑하는 용인 이동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다.

30일 오후 방송되는 OBS '로드다큐 만남'에서는 수십 년 전 마을의 수몰로 인해 고향을 호수에 내어준 사람들, 그리고 그런 호수에 마음을 빼앗겨 이곳을 제 2의 고향으로 삼고 사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마을 어비리에 찾아온 봄을 따라가 본다.

# 항아리, 그 안에 기억을 담고 그리움을 더하고

호수를 따라 들어간 마을, 그 입구에서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 집 한 채. '고쟁이'라는 이름마저 이목을 끄는 그곳에는 옛 사이렌, 붕어빵 기계, 전화기, 양조장 자전거에 옛날 소방차까지 박물관을 옮겨 놓은 것 같은 모습인데도 더 모으지 못해 아쉬운 게 많다는 유호철 씨가 살고 있다.

없는 게 없는 그의 집에 가장 많은 것은 바로 항아리다. '나보다 항아리를 더 좋아할걸요' 하는 부인의 푸념에도 그가 항아리를 모으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에게 있어 항아리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어릴 적 방황에 대한 회한이 담긴 물건이라는데.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항아리' 그 안에 담긴 사연은 무엇일까? 

# 고향은 호수가 되고, 호수는 다시 고향이 되고

한파를 헤치고 봄이 찾아온 이동저수지. 그곳을 가로지르는 배 한 척이 눈에 들어오는데 바로 댐 건설로 인해 호수 안에 묻힌 마을을 기억하는 이종상 씨의 배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두 다리를 잃은 그는 저수지가 생기면서 고기를 잡는 덕에 먹고 살 수 있었다고.

봄을 맞아 올해 첫 마수걸이에 나서는 그. 해가 바뀌고 처음 나가지만 그의 좌대에는 그간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살림살이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그토록 풍요로왔던 과거 어비리의 모습은 아니지만, 고향 외에 다른 곳 생활이 갑갑해 가족들을 두고 먼저 올라와 홀아비 아닌 홀아비생활을 하는 이종상 씨. 고향에 대한 그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따뜻하게 그를 맞이하는 봄날의 호수를 찾아가본다.

# 그래도 고향이 제일이지~

12대째 이 마을에 터를 잡고 살았다는 최종성 씨. 그는 대대로 살던 고향집을 호수에 내어주고도 고향이 그리워 호수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호숫가에 집을 짓고 어비리 마지막 농사꾼이 되어 고향을 지키는 그에겐 그 마음을 잘 알아주는 부인이 늘 함께한다.

옆 마을에서 시집왔다는 부인과 서로의 고향이 더 좋다고 티격태격하지만 알고 보면 서로를 생각하고 위하는 부부. 두 번의 암수술을 거치고도 지금은 건강하다는 남편, 그 뒤에는 늘 지극정성으로 남편을 돌본 부인이 있고 또, 고향이 주는 안락함이 있다. 지금은 그런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닭을 키우며 소박하게 하루하루를 사는 그를 만나본다.

한편 OBS '로드다큐 만남-어는 따뜻한 봄날, 용인 어비리' 편은 30일 오후 11시 5분에 방송된하다.

(사진=OBS)

OBS플러스 조연수 기자 besta127@o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