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심솔아 기자] 말 수도 적고 진중할 것 같았다. 하지만 정반대였다. 수다쟁이에 오지라퍼였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김남길은 유연한 말솜씨 속에 부드러운 성격이 묻어나오는 배우였다.

김남길 주연의 영화 '어느날'은 아내가 죽은 후 삶의 희망을 잃고 살아가던 보험회사 과장 강수(김남길 분)이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미소(천우희 분)을 만나게 되며 삶에 대해 알아가는 이야기.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보험회사 과장 강수로 분한 김남길은 그간의 센 이미지를 벗고 부드러운 남자의 매력으로 '어느날' 속 캐릭터를 완성했다. 

김남길은 최근 진행된 OBS플러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재가 가볍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풀어가는 방향성자체가 라이트하게 풀어져서 고무적으로 봤다. 관객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기대치도 생기고 이윤기 감독님 영화중에 가장 상업적이지 않을까 싶다"며 영화를 감상한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김남길과의 일문일답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영화를 선택하는데 고민했다고 들었다

영화는 사실적인걸 잘 다뤄야한다는 주의가 있었는데 영화에서 이게 괜찮을까도 있었고 강수가 가지고 있는 아픔에 대해 이해하기는 했는데 공감하기에 불편한게 있었다. 어른동화 같은 느낌이 있어서 나보다는 순수한 배우가 하면 더 착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사람들이 다른 환경에 처한건 다르게 생각할수 있는데 다시 봤을 때 나나 단미소가 가지고 있는 아픔들이 더 다가왔다. 내가 느낀걸 이 정서 전달을하고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 때당시에는 의아했던게 이걸 어떻게 풀지에 대한 기대치가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먼저 캐스팅이되고 천우희도 고민을 했었다. 배고픔들이 정말 많다. 관객분들도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 이런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고 이런 영화들이 힘이 되면 어떨까 싶었고 아무래도 그런 와중에 천우희가 캐스팅 ok를 해주니까 함께 하고싶단 생각도 있었다. 

-로맨스 영화처럼 보이는데 아니라서 의외다

라이트하게 풀어가다보니까 로코처럼 보일 수도 있고 아픔은 포인트에서만 드러내고 관계속에서 멜로처럼 보이려고 하기는 했다기보다는 멜로처럼 했다. 흔히 볼 수 있는 로코 같은 것도 조금 넣었다.

관객들이 가지고 있는 배신감이 있지않나. 처음에 센 거만 하는 애들 둘이 붙어서 귀신나오고 나쁜남자 나오냐고 하다가도 이윤기 감독님이라고 하니까 멜로겠지라고 하더라. 지금은 좀 멜로처럼 보이는게 나쁘다기보다는 둘이 이야기를 하는데 아픔을 알아가고 치유가 되는게 사랑을 통해서 되는건 아니지 않나 각기 아픔을 가지고 다른 아픔을 보여주고 싶다.

-천우희와의 작업은 어땠나

같이 해보니까 센스도 좋고 공동작업에 대한 것도 좋고 배우들은 이기적이어야하기도 하는데 그런것들에 대해서는 배려를 많이 해주는게 있더라. 어리기도 하고 많기도하고 혼란스러울수도 있는데 그런것들에 대해서 본인이 잘 중심을 잡는 것 같아서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이윤기 감독과의 작업도 궁금한데

고집스러운 것 보다 좋은 것에 대한 땡깡 같은게 있다. 예를 들면 감독님은 뒷 배경이 가지고 있는 시간 공간 연기까지 다 조화를 이루기를 바라신다. 감독님은 다 같이가고 싶어하신다. 배우들이 느끼는게 정답이라고 하신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는데 많이 고민을 해도 막상 정담을 내리고 촬영한 경우는 없었다. 촬영하는 순간에는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잘 모른다. 배우에대한 믿음이 있으셔서 그런건 연기하기가 정말 편하다. 

-가장 최근에 울었던 적은

최근에는 작품할 때 말고는 없다. 그러니까 답답한거다. 내가 울면 사람들이 왜우냐고 하니까. 남자는 울면안된다고 그런 주입식 교육같은게 있어서 울면 부끄럽거나 울면안돼 그런 느낌도 있어서 습관이 된다.

-그나마 해소하는 방법이 있다면

울려고 하지는 않지만 다큐나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걸 보면서 울었던 적도 있고 드라마 보고 그런거 보면서 혼자 울기도 한다. 사람들이랑 이야기 많이하고 별 거 없다. 별로 스트레스 풀만한게 없다. 

-영화가 삶과 죽음에 관한 것이라 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삶과 죽음이라는게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그때되면 오히려 더 담담할 것 같기도 하다.

-이미지 변화에는 만족하나

개인적으로는 이미지 변화 보다 그게 원래 내 이미지랑 비슷하다. 초반에 배우하면 강한 이미지가 구축이 돼야한다는 생각때문에 그런 롤모델을 가지고 갔었다. 그런작품이 좋고 그런 캐릭터를 하다보니까 이제는 원래 가지고 있는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캐릭터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이야기에 힘이있고 캐릭터가 우리가 흔히 주위를 둘러보면 보일 수 있는 소소한 인물들로 눈이 많이 갔다. '해적' 같은 경우도 그게 그냥 김남길이라는 사람들도 있는데 관객분들은 신선함을 느낄수도 있고 그거에 대한 장점이 있는 것 같다. 기대해주시면 좋겠다.

-후배 연기자들을 보며 불안감이 들지는 않는지

어린 애들이 뭘 해본다고 해봐야 내 나이를 표현할수는 없다. 그 친구들이 해야하는건 지금 내가 못한다. 내가 이 나이가 먹고보니까 애들의 연기가 보인다. 선배들이 봤을때 나도 그랬을 거다. 내가 선배를 따라갈 수 없는거와 마찬가지다. 

삶을 알아가면서 달라지는게 있을거다. 내가 가진 장점은 분명히 있고 선배들이 가진 장점도 분명히 있다. 조바심보다는 내 위치에서 내가 가진 걸 잘하고 싶은게 있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어느정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 나이에 연기를 하는게 자신이 있다. 철이 없으니까 물론 어린 나이도 가능하겠지만 지금 내 나이에서 낼수 있는 감성과 정서가 있다. 문화라는게 시대를 대변하는 것도 있지 않나. 

-어느 장르에 욕심이 나나

요즘은 좀 사회적인 메세지가 많이 들어온다. 인간적인 이야기 그런쪽이 작품이 눈이 많이 간다. 무슨 메세지를 많이 담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시대적인 이야기가 많이 들어온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롱런할 수 있는 배우. 매번 드는 생각인데 정서를 잘 대변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세대차이가 날 수도 있는데 그 시대가 가지고 있는 환경이 달라서 인 것 같다. 감성이라는 걸 아우를 수 있고 대변할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

(사진=오퍼스픽쳐스)

OBS플러스 심솔아 기자 thfdk01@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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