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페루 정부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으로 돌아가기가 무섭게 아마존 밀림 지역에 도로 건설을 허용하는 법안을 공포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앞에서는 웃으며 환영했지만 뒤돌아서는 무시한 셈이 됐습니다.

【기자】

지난 19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페루 아마존 밀림 인근의 푸에르토 말도나도 시를 방문했습니다.

전통 복장을 한 20개 아마존 원주민들은 교황을 환영하며 위태로운 아마존 원주민의 삶을 호소합니다.

[헥터 수에요 / 하락붓 부족 : 동물들 개체 수도 감소하고 나무도 사라지고 있어 우려가 큽니다.]

교황은 원주민들의 고통에 공감하면서, 인간들의 탐욕이 지구를 파괴시키고 있다고 개탄했습니다.

환경보호와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와 관심을 다시 한번 경고한 겁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 인간을 고려하지 않은 왜곡된 자연 보존 정책도 (아마존 밀림 지역을 위협하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페루 정부는 교황의 경고를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교황이 페루를 떠나 교황청으로 돌아가자마자 브라질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아마존 푸루스 밀림 지역에 도로 건설을 허용하는 법안을 공포한 겁니다.

푸루스 지역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아 아마존 원주민들의 천국으로 여겨지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번 법안 공포로 약 277km 길이의 고속도로를 포함한 여러 도로가 건설되고, 이에 따라 2천750㎢의 아마존 밀림도 파괴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개발의 손길이 닿으면 이곳에 있는 5개 보호지구에 사는 원주민들의 삶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했던 푸에르토 말도나도 시도, 불법 금광으로 범죄가 만연하면서, 주민들의 삶은 자연과 함께 파괴됐습니다.

[프란치스코 로만 / 아마존 과학 혁신 센터 소속 생태학자 : 이 지역의 산림을 훼손하는 주범은 목축업이나 농업이 아니라 광업입니다.]

생태계의 보고인 아마존과 그곳의 원주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역설한 프란치스코 교황.

하지만 페루 정부의 개발에 대한 야욕은 기후변화에 대한 약속을 저버리고 교황의 방문을 조롱거리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월드뉴스 김미애입니다.

<구성: 송은미 / 영상편집: 정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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