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에 정박돼 있는 '코스타 네오로만티카 호'의 모습. (사진=이인영 기자)

[OBS 트래블팀=이인영 기자] 해외로 떠나는 크루즈 여행은 비행기와는 또 다른 낭만이 있다. 특히 자면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몸의 피로도가 쌓이는 비행과는 달리 크루즈는 배에 올라선 바로 그 순간부터 진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짐을 싸고 푸는 번거로움 없이 아침 햇살에 눈을 뜨면 새로운 나라 혹은 새로운 기항지를 맞이하게 된다. 기항지에서는 투어 프로그램 또는 개별적으로 자유롭게 이동해 원하는 곳을 둘러볼 수 있다.

지난 4월 21일 롯데제이티비의 첫 전세선 크루즈가 5박 6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속초에 입항했다. 많은 이들의 설렘과 기대감을 안고 출항에 나선 '코스타 네오로만티카'는 일본 사카이미나토와 가나자와 그리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블라디보스톡)까지 최근 뜨고 있는 핫한 여행지를 쏙쏙 담았다.

따스한 봄의 낭만을 느낄 수 있었던 5박 6일 한·일·러 크루즈 여행. 그 특별했던 순간을 공개한다.

잔잔한 매력을 자랑하는 가나자와는 도쿄에서 이곳을 연결하는 신칸센이 개통되면서 일본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곳이 됐다. (사진=이인영 기자)

◇ 일본 '사카이미나토'

최근 화려한 관광지를 벗어나 조금은 낯설지만 소박한 매력을 즐길 수 있는 소도시 여행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소도시 여행지로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일본. 우리나라에서 가깝다는 장점과 더불어 입맛에 맞는 먹거리와 쇼핑, 특유의 분위기 등 다채로운 매력으로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그중 사카이미나토는 코스타 네오로만티카의 첫 기항지로 잔잔한 시작을 알렸다. 돗토리현 북서부에 자리한 항구 도시, 사카이미나토는 대중적으로 유명한 여행지는 아니지만 일본 만화에 매료돼 있는 이들에게는 그 어느 곳보다 특별한 장소다.

미즈키 시게루 로드에 자리한 한 상점의 모습. 요괴에서 영감을 받은 귀여운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사진=이인영 기자)

이곳은 일명 '요괴 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만화가 '미즈키 시게루'의 고향이자 그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이색적인 문화공간이다. 특히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든 거리 '미즈키 시게루 로드'가 인상적이다.

조용한 분위기의 거리에는 그의 만화 '게게게 노 키타로'에 등장하는 캐릭터 동상이 올망졸망 줄지어 있으며 음식점과 상점은 물론 곳곳의 건물이 요괴 풍의 무드로 꾸며져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돗토리 하나카이로의 플라워 돔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된 포토존이 있다. (사진=이인영 기자)

이어 돗토리현이 자랑하는 명산 '다이센', 그 웅장한 전경을 배경지로 간직한 '돗토리 하나카이로' 플라워 파크에선 자연의 낭만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대왕야자 같은 열대 및 아열대 식물을 만날 수 있는 대형 온실인 플라워 돔을 중심으로 꽃의 언덕, 벚꽃 광장, 안개 정원, 허브 가든, 수상 화단, 유러피안 가든, 숲길 등 다양한 테마의 공원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히가시차야가이의 순간. 우리가 상상하는 옛 일본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사진=이인영 기자)

◇ 일본 '가나자와'

일본 특유의 고즈넉한 정취를 느껴보고 싶다면 가나자와만 한 곳이 없다. '작은 교토'라는 별칭만큼 가나자와는 옛 일본의 전통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다.

사계절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겐로쿠엔'은 가나자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 중의 명소다. (사진=이인영 기자)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인 겐로쿠엔, 교토의 골목을 연상시키는 히가시차야가이, 옛 사무라이들이 살던 모습 그대로의 부케야시키(무사저택거리) 등 전통적인 일본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갓쇼즈쿠리라는 독특한 가옥 양식으로 유명한 시라카와고 등 색다른 명소도 구경할 수 있다.

가나자와 부엌이라고 불리는 '오미초 시장'에서는 바다의 향을 머금은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사진=이인영 기자)

미식으로 유명한 일본이기에 먹거리도 빼놓을 순 없다. 가나자와 시내에 위치한 오미초 재래시장에서는 신선한 해산물을 사용한 초밥과 덮밥이 특히 유명하다. 대게를 비롯한 제철의 해산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겨보자.

장거리 유럽여행이 부담스럽다면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인 블라디보스톡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최근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의 항구 도시이자 동시에 철도 도시로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동쪽 종점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인만큼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으며 저렴한 물가와 샤슬릭, 랍스터, 보드카 등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더욱 매력적이게 만든다.

러시아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개선문'. 화려한 금장과 예술적인 조형미가 돋보인다. (사진=이인영 기자)

관광명소로는 혁명광장을 비롯해 자연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루스키 섬,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개선문, 영원의 불꽃, 세계대전에 참전한 C-56 잠수함 박물관, 금각만과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아르바트 거리 및 해변공원 등이 대표적이다.

잠수함 C-56 박물관 내부를 감상하려면 성인은 100루블, 어린이(7-13세)는 50루블을 지불해야 한다. (사진=이인영 기자)

그중 C-56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잠수함으로 독일 군함 10척을 침몰시킨 구 소련의 태평양 잠수함이다. 전쟁이 끝난 뒤 C-56은 1957년까지 훈련용 잠수함으로 쓰이다가 1975년 블라디보스톡으로 옮겨와 잠수함의 연혁과 자료 등을 전시하는 박물관이 됐다.

사회주의 혁명 성공을 기념하며 만든 중앙광장은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명소다. (사진=이인영 기자)

중앙광장(혁명광장)은 블라디보스톡의 심장이라 불리는 곳으로 1917~1922년 소비에트 혁명 성공을 기념해 만든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또 지난 1937년 강제 이주를 위해 고려인을 집합시켜 놓았던 곳으로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화려한 그라피티를 배경으로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이인영 기자)

뿐만 아니라 매주 토요일에는 현지인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재래시장이 열려 더욱 특별하다. 양 옆으로 길게 이어선 노점에는 러시아 특산품으로 유명한 차가버섯을 비롯해 알록달록한 색감의 식재료, 다양한 종류의 반찬거리, 홈메이드로 만든 신선한 빵 등이 펼쳐져 있어 오감을 모두 만족시킨다.

(취재협조=롯데제이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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