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치사율 100%인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북한까지 번지면서 DMZ 내 멧돼지를 통한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군은 그동안 "철책 때문에 내려올 수 없다"고 자신해왔는데 멧돼지가 남북을 오가는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O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갈태웅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20일 정오쯤 유해조수를 구제하는 한 단체로 경기도 파주시의 지원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DMZ에서 GOP 철책 쪽으로 멧돼지 1마리가 걸려 있다"며 포획을 의뢰한 것입니다.  

멧돼지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주요 매개체인 만큼 단체는 즉각 전문 엽사 2명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현장 확인 결과 멧돼지는 이미 남쪽으로 내려와 있었습니다.

철책이 아닌, 철책 밑 수로 창살로 들어와 갈대밭에서 먹이를 찾던 중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건 인기척을 느낀 멧돼지가 너무도 쉽게 북쪽으로 되돌아갔다는 사실입니다.

[이인모 / 야생생물관리협회 경기지부 사무국장: 저희가 흔적을 찾으려고 돌고 있는데 사람의 소리를 듣고 바로 또 철망을 뚫고 북쪽으로 도망가 버렸습니다.]

DMZ에서 멧돼지가 남북을 자유롭게 오간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입니다.

때문에 지난 5월말, 북한으로 번진 바이러스가 남쪽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더 커졌습니다.

앞서 군은 "철책이 있어 멧돼지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호언장담해왔습니다.

[육군 모 사단장(지난달 8일): 하천을 통해서 올 수 있는데 하천별로도 적의 침투라든지, 또 멧돼지 침투에 대한 대비책이 다 강구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군은 "그런 적이 있었다"면서도 대책 등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경계태세에 허점을 보였던 군, 재난에 준하는 전염병마저 가볍게 보고 있습니다.

OBS뉴스 갈태웅입니다.

<영상취재: 유승환 / 영상편집: 장상진>

  • OBS 뉴스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32-670-5555
  • ▶ 이메일 jebo@obs.co.kr
  • ▶ 카카오톡 @OBS제보
저작권자 © OBS경인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